우리만의 대화들
왜 가끔 그런 날 있잖아.
괜히 우울한데 딱히 누군가한테 털어놓기는 애매한
사실은 누구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설픈 위로나 동정을 듣고 싶은 건 아닌 그런 날.
답답한데 뭔가 마음껏 울기는 그렇고
사실 나중에 생각해보면 별 일 아니었네 하고 지날
그게 어떤 한 사람 때문인지, 잘 안 풀리는 일 때문인지, 날씨 때문인지
뭐 때문에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르는 그런 날
가끔은 내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고
나만 이런가 싶기도 한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 속에
뒤덮인 감정들이 넘실거리면
하루 이틀 정도 그런 날이 쌓이다 보면
그땐 우리끼리 모여 대화했던 새벽 3시의 계단이 그리워
밤이 되면 몰래 옥상으로 올라가 별을 보러가기 전에
모여 대화를 했던 그 계단 말이야.
시간은 흐르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난 누군가와 일상을 말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술을 마시며 떠들고
고민을 말해
분명 그 모든 행동들은 동일한데
새벽 3시의 계단이 그리운 건 왜 일까.
난 그 장소가 그리운 걸까
그 시간이 -우리끼리 몰래 숨어서 이야기하던 그 시간이 - 그리운 걸까
아니면 사람이 그리운 걸까.
그 시간과 공간이 나에게 그렇게 특별했던, 아니 여전히 특별한 느낌을 주는 건 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