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배아

by 황필립

내가 삼키지 못한 나의 뼈와 머리카락과 피.

그것들이 뭉쳐 단단한 슬픔이 된다.

그리고 내 자궁 속에 파고든다.


굳센 슬픔아, 부디 연약해져라

너를 달콤하게 삼킬 수 있도록.

슬픔의 배아야, 부디 연약해져라

내가 추운 겨울하늘 별빛 아래서

깊을 잠을 잘 수 있도록.

긴 밤을 기다려 깨어난 아침이

절망적이지 않도록.


밤이 지쳐서

나동그라지고 잠잠해지도록.

희부옇던 밤의 눈동자가 감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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