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가 싶더니
난폭한 바람이 불어
거리의 모든 것이 힘을 잃고 휘청거리며 날아간다.
단단한 설탕 같은 눈이 내린다.
희망이 있다는 건 두렵기 때문이고
두렵다는 건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희망이 있기에 두려워도 거리에 나갔고,
두려웠어도 희망이 있어 노래를 부르고 바람에 맞서 깃발을 흔들었다.
짓밟아 죽일 수 있는 벌레나
더러운 권력으로 위협하여
우리에 내몰 수 있는
개, 돼지 같은 짐승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는 겨울을 이겨 낸 봄의 싹, 꽃잎이었다.
봄의 싹들이 거리를 매운다.
이제 곧 꽃잎으로 땅이 하얗게 뒤덮이고
대기에는 달콤한 향기가 퍼질 것이다.
우리가 견디어 맞이하게 되는 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