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온 삶을 소리 내어 말하거나, 어느 순간 갑자기 과거의 기억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면 나의 인생이 너무도 혐오스럽고 역겨웠다.
내 삶을 떠올릴 때면,
질퍽하고 쾌쾌한 빛의 더럽고 냄새나는 오물이 몸에 튀어 옷이 엉망이 되고 오물이 묻은 피부에서 악취가 나는 것만 같았다. 수십 마리의 벌레가 내 온몸을 빠르게 기어 다니다 결국 내 안구 위에 달라붙어 표면을 새까맣게 만든다. 벌레가 다리를 움직일 때의 가늘고 날카로운 통증.
그러나 지금처럼 내 삶과 내가 하는 생각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펜으로 종이에 쓸 때는 조금도 혐오스럽지 않았다. 쓰고 난 후 시간이 지나 읽으면 설명할 수 없는 낯선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 충격은 내가 그런 삶을 살고도 아직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 또는 호기심, 그리고 내게 그런 행동을 한 이들이 사실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예상된 사실에 대한 충격.
나는 나 자신을 혐오했으며 삶의 순간들이 견디기 괴롭고 두려웠지만 ‘인간의 영혼에는 얼마나 큰 힘이 존재하는가’라도 써 내려갔던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읽고 난 후 내 영혼에도 그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었다.
그렇다. 결국 나는 나의 바다를 비추고 있으나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등대를 향해 갈 것이다. 날씨가 좋지 않더라도 말이다. 등대의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