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연못 Feb 18. 2022

어둠의 자전

2020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인간들은 추악했다.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사건들이 끝없이 일어났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짧은 쾌락을 위해 타인의 살을 뜯어먹는 것에 대해서 아주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누군가의 짧은 쾌락 때문에 살을 뜯어 먹히는 사람들은 그들의 고통을 망각하기 위하여 아주 빈약한 희망이라도 혀로 핥아 행복의 맛을 느끼려 했다. 하지만 잔혹하게도 이룰 수 없는 헛된 희망을 가지는 것조차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들이 끔찍한 현실을 잊고자 짧고 깊은 달콤한 잠에 빠지려 할 때마다 세상은 그들의 뺨을 후려치며 현실의 어둠을 일깨웠으며 그들의 심장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려 빽빽하고 우거진 나무를 세웠다. 아무리 가지를 잘라내어도 소용이 없었다.


더 이상 뜯어먹을 살이 없음에도 쾌락에 빠진 자들은 타인의 피를 마시고 뼈까지 입에 넣고 남김없이 빨아먹었다. 마치 그것이 정당하다는 듯. 그들은 몰랐다. 세상에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이유가 그들이 자신의 쾌락을 위해 잡아먹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 장례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