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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연못 Feb 18. 2022

대기의 기포

2021

눅눅한 햇살이 나를 뒤덮었다.


그는 나에게 내가 살아가야 할 날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것은 나의 운명이 아닌 시간일 뿐이다. 나에게 죽음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이자 오늘이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한다.


그는 파산한 나의 정신을 감싸며 내게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는 목숨값이 없다는 것이 떠올라 그를 바라볼 수 없어 고개를 떨구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나는 파괴된 흔적의 그림자를 따라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간다. 


죽음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것은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 걸까. 사람의 냄새가 그리운 불면의 밤. 


희망은 감각의 줄기를 타고 비극적으로 퍼져나가 삶 속에 번질 때는 절망으로 변하고 만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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