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의 의미
또 한 번의 생일에
임현숙
가을 문 앞에서
어머니는 낙엽을 낳으셨지
바람에 날릴까 감싸안고
젖 대신 홍시를 먹이던 마음을
반백이 넘어 알았다
소금 반찬, 성긴 보리밥
밀 풀죽에 가난을 풀어 먹던 날은
머언 옛이야기
또 한 번의 생일
기름진 밥상 위에
엄마 생각이 보슬비로 내린다
생일이 돌아올수록
영혼의 옷자락은 닳아가고
고향 역이 가까워져도
마음은 여전히 신록의 숲
내 생의 가장 빛나던 순간
함께 웃던 얼굴들이 뛰어오며
가을빛 사랑이 아른거린다
초가을 햇살
파도처럼 부서지는 구월 둘째 날
어딘가의 추억 속
유월의 장미로 살아 있다면
이 억새밭 길도
장미 향 너울대는 비단길일 테지· · · · · ·
-림(201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