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길

갈등 해소는 나를 위한 일

by 나목

바다로 가는 길


임현숙



물결과 물결이 부딪히던 자리에
커다란 둑 하나 쌓았다

내 안의 격랑이
저 벽에 막혀
고요를 가장하고


갇힌 물결은
어둠의 부피를 불리며
자신의 깊이를 헤아린다


작은 균열 하나가
온 생을 무너뜨릴까 두려워

불침번을 서는

고인 물


그러나 둑 너머로 흘러가고 싶은
한 줄기 갈망이
틈새마다 푸른 울음을 새기고


오랜 기다림 끝에

가라앉은 맥박이 가쁘게 속삭인다


"바다로 가자"


검푸른 이끼 사이로

작은 실금이 바닷빛을 흘리며

수평선을 향해 길을 내는 물방울


따사로운 별빛

고인 물을 어루만지고

둑의 등이 서서히 무너진다


저 앞에 파랗게 웃는 수평선

긴 숨 내쉬며

어깨를 편다.


-림(20250922)


https://youtu.be/_uulITs2p7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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