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線)

설렁설렁 살아가기를

by 나목

선(線)


임현숙



얽힌 전선들 사이
문득 내가 끌고 온 선을 보네

늘 외길처럼 뻗던
내 삶의 중심 선

안개 속 풍경을 좋아하면서도
끝내 그 너머를 밝히려 했지

빈 몸으로 걸어도 될 길을
나는 애써 전선 위 물동이를 이고 다녔어

흐릿한 마음결로

그저 스며들어도 될 걸


이마에 고랑 새기고서야 알았네


끌고 온 선 위에
머리 위 무게를 내려놓네


쉼표 하나

물동이 자리에서 긴 휘파람 불지


내 어깨 위에 걸린 저물녘 하늘빛

파랑파랑 일렁이네.


-림(20251012)


https://youtu.be/glYsh-yNA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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