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귀를 열어

모임의 구성원을 선정할 때는

by 나목

때로는 귀를 열어


임현숙


작은 정원을 꾸미고 있었다

단풍나무 아래

마음에 드는 구성원들을 심었다

달빛 같은 물망초도

울 엄마 닮은 나팔꽃도

패랭이꽃 금낭화까지

오밀조밀 자리 잡았다


그러고 나니

정원을 빛낼

크고 화려한 꽃을 심고 싶었다


작약 나무를 골랐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굵은 뿌리에

병의 그림자가 스며있다고


잘 키울 수 있다고

귀 닫고 심었는데

가지마다 숨어있던 병이

본색을 드러내고

약을 쳐봐도

고개를 꼿꼿이 들고 번져갔다


내 발등을 내가 찍었다


뽑아 던져 버릴 때

옛말이

뿌리 끝에서

흔들리며 웃었다.


-림(20230125)




https://www.youtube.com/watch?v=glHLP3AV4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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