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밥그릇이 제 자리에 놓인 저녁
임현숙
밥상 위 밥그릇이 하나씩 사라졌다
처음엔 여섯 개가 둥글게 놓였는데
여든다섯 어머니 자리는 영영 빈 자리
남편의 자리엔 술모임이 앉았다
아이들이 자라갈수록
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쓸쓸을 떠먹었다
이따금 엄마밥이 최고라며
반찬 그릇이 비어갈 때면
내 입술의 꼬리가 길어졌고
밥풀 묻은 그릇에서
로즈메리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밥공기가 모두 제자리에 놓인 저녁
우리는
무엇을 더 바라야 했을까.
-림(201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