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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Feb 11. 2024

이천이십년의 봄

겨울에 사는 이를 위하여


이천이십년의 봄


임현숙


 

코로나바이러스가 판치는 봄날

문안에 갇혀 창밖의 봄을 바라보니

배꽃이 천사의 날개 같고

벚꽃은 만삭으로 낼모레 순산하겠다


지구촌 방방곡곡이 신음하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 한 번의 봄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


집안에 묶인 몸을

봄은 얄밉게 홀리지만

기억의 물레방아만 돌릴 수밖에


너와 내가 더 멀어지는

이 시절이 잔인해도

깜빡이나마

바이러스의 무게를 잊게 하는

철부지 봄이 고맙다.


-림(20200329)

 2020년 (사)한국문인협회 추천 시집(코로나 19 주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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