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목하는 신작 예능들
3월을 맞이하여 방송사는 대대적인 개편을 한다. 기존 프로들의 편성 시간을 대대적으로 옮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 프로그램들을 론칭한다. 완전히 새로운 구성과 포맷을 가져오는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기존 인기 있던 프로의 새 시즌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소개할 예능들은 모두 '시즌3'로 돌아오는, 이전에 화제였던 예능들이다. 인기도 있었거니와 개인적으로 내 취향에 맞아 하나하나 써보려고 한다.
시그널 하우스 안, 청춘남녀들의 로맨스가 돌아온다. 러브 캐처, 썸바디, 로맨스 패키지 등 일반인 남녀의 로맨스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지만 원조는 역시 하트시그널이다. 한 달간 합숙이라는 포맷도, 출연자들이 러브라인을 추리하게 만드는 구성도 모두 하트시그널이 원조다. 그러므로 일반인 연애 예능을 하트시그널 전과 후로 나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새롭게 돌아오는 하트시그널, 내가 주목하는 포인트는 하나다. 그것은 역시나,
출연진. 아무래도 이런 예능에서는 역시 매력 있는 출연진 캐스팅이 관건이다. 이번에 또 어떤 조합을 짰을지 매우 기대되는 바이며, 그 안에서 얽히고설키는 그들의 러브라인들을 어떤 식으로 연출해낼지가 키포인트다. 전편처럼 한 회를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리는 드라마적 스토리텔링 방식일지 아니면 새로운 구성일지 혹은 새롭게 추가된 규칙이 있을지. 개인적으로 이 예능은 예능이라기보다 한 화 한 화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에 연출 방식은 바꾸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그램 내적인 요소 외로 편성시간이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기존 금요일 11시 편성을 파격적으로 수요일 10시 편성으로 이동한 가운데, 이것이 시청률 및 화제성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물론 성공한 프로그램의 후속작이라는 후광효과가 있어 큰 이변이 없다면 화제성은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사의 성적표인 시청률이 과연 어떨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튜브 콘텐츠들이 방송 콘텐츠들만큼 힘이 세진 시대다. 방송사들은 과연 방송 콘텐츠가 유튜브 콘텐츠와의 차별점을 고려할진대, 나는 대탈출이 그 해답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사가 가진 자본력을 이용해 거대한 스케일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이는 소규모 유튜버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시도며 더욱이 현재 자본 규모가 점점 작아지는 지상파들로서도 하기 어려운 시도이다. TVN은 거대 콘텐츠 기업답게 자기만의 장점을 잘 살려 특색 있는 콘텐츠를 내놓은 시도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에도 역시 거대한 스케일로 돌아온 대탈출이 시즌 1, 2에 비해 얼만큼 나아졌을지가 기대되는 바이다. 출연진 조합을 그대로 가져간 것 보면, 기존 마니아층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확실한 팬덤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마니아층 뿐 아니라 입소문으로 다른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면 중요한 것은 역시, 탄탄한 스토리다.
앞서 말했듯, 방탈출 10배 규모의 스케일이 대탈출 제일의 매력포인트라 생각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더욱 촘촘해지는 스토리는 또 다른 강점이다. 특히 시즌 2 마지막 화인 '살인감옥' 편은 드라마 시그널을 모티브로 하여, 대탈출 팀과 문제적 남자 팀의 두 개의 세계로 나누어 함께 탈출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였는데, 이 편은 스토리며 연출이며 둘 다 정점을 찍은 편이라 말하고 싶다. 회를 거듭하며 탄탄해지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매력을 선사할지가 관건이라 하겠다.
시즌 3의 첫 편은 백 투 더 퓨처 콘셉트로 '시간 여행'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다. 모든 프로그램의 공식인 '첫 화에는 힘을 줘야 한다'처럼 그 스케일과 스토리가 얼만큼 매력적일지 기대된다. 시청률은 일요일 11시 편성임에도 2.7%. 편성 시간을 토요일 11시로 옮겼으면 좀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내 최애 예능이 다시 돌아온다. 개인적인 취향을 넘어 나는 유퀴즈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사는 이 각박하고 어려운 시대에 꼭 필요한 예능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하나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인생을 담고 있는 예능이니까. 우리는 그들을 보며 '나와 비슷하다.'며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고 혹은 '나와 다르다. 그렇지만 공감이 간다.'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보며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프로이기에 보고만 있어도 유쾌하고 따뜻해지는 프로그램이다.
아직 베일에 쌓여있어 시즌 3에서는 어떤 새로운 연출적 요소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조심스레 예측을 하자면, 퀴즈의 범위를 넓히지 않았을까 싶다. 시즌 2에서 어린이 출연자를 배려해 퀴즈를 신설한 것을 보면, 이번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퀴즈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퀴즈는 부차적일 뿐 토크가 메인인 것은 프로그램 정체성이니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재석, 조세호의 출연진 조합도 그대로일 듯하다. 이 케미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고 별 탈 없었으니 나 또한 그대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오히려 인물 한 명을 더 투입한다면 더 난잡해질지도. 그럼에도 프로그램에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편성 시간. 수요일 9시로 이전의 피드백을 수용한 편성이지만, 새롭게 돌아오는 하트시그널의 경쟁작이 되어버려 둘 중 하나는 본방사수를 포기해야 한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