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이지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처음엔 그저 스쳐 지나갔다. 시상식보다, 심지어 대상 수상 순간보다 더 감동적이라고 말했던 그 장면. 그때는 왜 그렇게 느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은 유난히 피곤했다. 일찍 방으로 들어가 불을 끄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묵상했다. 묵상이 끝나갈 무렵, 문득 그 영상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
중독성 때문일까, 알고리즘의 마법일까? 유튜브 쇼츠는 계속해서 그날의 화사 노래와 박정민의 등장 장면을 보여줬다. 그렇게 30분이 흘렀다. 몽환적이면서도 열정적이고 설레는 느낌.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슬픔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끄고 내려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 시간은 늘 내게 특별하다. 생각을 정리하고, 혈액순환처럼 생각도 순환시키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실마리가 떠올랐다.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진짜 깊은 곳에 숨은 이유 말이다.
화사의 노래엔 'Goodbye'라는 단어가 반복됐다. 사실 나는 가사를 잘 모른다. 노래도 처음 들었다. 하지만 중독성 있는 리듬과 반복되는 단어들이 내 잠재의식 속 '굿바이'라는 키워드를 건드린 것 같았다.
가사는 무언가 풍족한 환경에서 벗어난 듯한 외로움, 아니 고독함을 담고 있었다. 좀 다른 차원의 감정이었다. 무언가 내게 온전히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나에게 없는 중요한 것. 그 상실감의 일종이었다.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것은 바로 내 회사에 대한 감정이었다.
나의 젊음과 청춘, 모든 에너지와 노력을 쏟아부은 곳.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위기를 헤쳐나가고, 문제들을 풀어냈던 그 장소.
나는 잠든 침대에서, 그것을 떠올리고 있었던 것이다.
1년 6개월 전이다. 나는 25년간 20대, 30대, 40대를 거치며 운영한 회사를 후배에게 양도하고 엑시트했다. 거래는 성공적이었고, 나는 새로운 시간적 자유를 누리며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잠재의식은 아직 회사를 온전히 떠나보내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즉시 내 잠재의식에 새로운 신호를 주기로 결심했다.
"내가 노력하고, 위기를 해결하고, 문제를 극복하고,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한 그 시간과 노력은 사라진 게 아니야. 지금 나에게 고스란히 남아있어. 나는 이제 내가 창업했던 그 회사를 후배 대표에게 온전히 보내준다. 나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거래를 했고, 이제 그 소유권을 떠나보낸다."
"나는 지금의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내가 경험하고 노력했고, 눈물 흘리며 일궈낸 수많은 도전과 경험은 지금 나의 새로운 회사 NextStar와 IB2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제 나는 이 기업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더 멋있게 전진할 것이다. 나의 결심은 살아있다. 나는 이 결심을 존중하고 인정한다."
샤워를 마치고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을 때, 내 마음은 무척 가벼워지고 포근해졌다. 나는 내 삶에 더 감사하게 됐고,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을 다시 한번 깊이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나는 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