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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데레사 Mar 18. 2019

누리보듬 홈스쿨

막장에서 선택이 아닌 쓸모있는 대안

                     


현대 학교를 통한 교육제도가 왜 생겨났는지 원론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사실 학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농업혁명 때는 없었던 국가 주도적이고 균일, 표준화된 근대 교육제도가 생겨난 배경은 산업화 시대의 도래이다. 즉,  자본에 의한 공장식 대량생산을 하는 기업에서 필요한 임금 노동자를 또한 대량으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단순하다. 기업에서 필요하는 인재상을 갖춘 학생을 육성, 배출하는 것이 근대 교육의 실질적인 기관인 학교의 존재 이유이므로 학생은 그에 맞는 과정을 단계별로 밟고 최선의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면서 상위 학급으로 진급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교육 제도 안에서 운영되는 학교는 기질도 발달 속도도 제각각인 아이들을 충분히 품을 시간적 여유도 적고 다각적으로 평가할 툴도 너무 조악하다. 그렇게 정해진 시간 안에 똑같은 내용을 주입식으로 배우며 평가받는 동안 할 수 없이 꺾이고 깎이는 아이들의 인간성과 자존감은 안정된 직장과 맞바꾸기에 너무 소중한 인생의 큰 자본이다. 어쨌든 학교는 어떻게든 학령기 아이들의 12년을 일정 기간마다 평가하고 근거를 남겨 최종적으로 기업에서 임금 노동자를 뽑을 수 있다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 틈바구니 안에서 상처 받고 후회하고 방황하는 아이들, 교사들, 부모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물을 것도 없이 도처에 차고 넘친다. 그러니 부모로서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지를 주기 위해 많지 않은 몇몇 부모(실상 엄마들이 대부분일 것이다)들이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홈스쿨을 선택했을 것이다. 



누리보듬님은 홈스쿨이란 길을 먼저 감으로써 아이에게 지식 습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실력과 만족할 만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 발자취와 심정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누리보듬님은 육아에 있어서 '지금 오늘 이 아이가 행복한가?"에 대해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모든 고민의 답을 구했다고 한다. 홈스쿨을 결정할 때도 아이가 행복하려면 자존감이 중요한데 학교와 자존감이 도대체 어울리는가를 고민하여 선택지를 추렸으며, 최종 결정은 기탄없이 아이에게 맡겼다. 이 세상 모든 부모와 아이가 처한 맥락은 백이면 백 다 다르다. 그러니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방법론은 사실 나에게 비추어 보는 하나의 참고치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누리보듬님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다 잊더라도 하나만 기억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 오늘 내 아이가 행복한가?"를 묻는 엄마의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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