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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데레사 Mar 19. 2019

언제 할 것인가

난 오전보다 오후에 청소 하기가 좋더라



기본적으로 우리가 타이밍을 논하는 이유는 효용성이 연관된다는 이유가 크다. 업무, 학업에 있어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시간,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시간, 짧지만 효과적인 휴식을 취할 시간 등이 그러하다. 저자는 결국 인간도 지구 행성에 태양광에 의지하여 사는 생명체로써 시간에 따른 부정할 수 없는 경향성을 지닌 바, 풍부한 연구자료와 도표로서 일과를 효과적으로 구성할 이유를 제시한다. 아침을 늦게 시작할수록 뇌의 각성도가 높아져서 효과적으로 학업을 성취할 수 있다거나 피로가 쌓이는 오후 시간대를 피해 중요한 업무 - 가령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이나 시술, 큰 금액이 오가는 딜에 관련한 회의 등- 를 안배해야 한다는 내용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거니와 큰 이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에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1. 사전 부검 premortem

사전 부검이란 일정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이벤트가 있을 경우 이를 실패했다고 가정하고 어떤 원인이 실패로 이끌었는지를 생각함으로써 실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이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피해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가령 내가 근육량 +3kg, 지방 -5kg을 목표로 1년 동안 운동을 한다고 할 때 어떤 일로 운동을 그만두게 되거나 목표에 다다르지 못하거나 할 경우의 수를 미리 톺아보아 실패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어떤 이벤트에도 적용해 봄직한 유용한 툴이라는 생각에 바로 시행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침 지금은 12월 초다. 한 해를 시작하는 날에 가까워가고 있으니 조속히 실행해 볼 일이다. 

2. 미들 포인트 middle point

나는 중간지점이 우리가 하는 일과 방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떤 이벤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중간 지점은 보통 타성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정도로만 의식하고 있었지 이때 초심을 되돌아보고 시들한 의욕을 한껏 되살려 더 나은 결과로 이끌 수 있다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중년의 위기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하는데 주관적 행복도가 바닥을 치는 대략 52.9세에 어떤 일이 일어나서 그러한 것일까? 저자는 "젊었을 때는 앞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고, 노년에는 기대가 너무 낮다"라고 간단히 말한다. 중간에는 꼭 뭐에 홀리는 것처럼 이는 오랑우탄 같은 영장류의 일생에서도 비슷한 곡선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럼 이 또한 자연의 법칙일까? 재미난 사실은 반대급부로서 진화의 속도에서도 나타난다고 한다. 지난날 생물학자들은 대부분 종이 점진적으로 진화한다는 계통 점진설을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실제로 종은 오랫동안 정체 상태롤 지내다 갑작스레 변하는 시기를 맞으며 이를 단속 평형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단위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데 해당 팀원들이 초반에는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하다가 시간적으로 중간지점에 이르면 갑작스레 활기를 찾아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특정 이벤트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초반은 시스템을 안정화하며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인지, 각성하고 후반부를 추진력 있게 돌파할 수 있는 변곡점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원하는 결과에 훨씬 용이하게 다다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일환으로 소개된 케이스 중에 헤밍웨이가 글을 쓰는 방식이 흥미롭다. 그는 한 꼭지 또는 한 문단이 끝나는 곳에서 작업을 마치지 않고 문장 중간에서 특 끊고 자리를 뜨곤 했다. 그럼 이러한 미진한 느낌이 중간지점의 스파크를 일으켜 다음날 곧바로 글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다. 

3. 엔딩 포인트

광활한 우주에서는 지구 시간 12시 59분과 1시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사람의 인식체계는 무한대를 가늠할 수 없기에 분절할 수밖에 없고 이 불연속 한 단계의 처음과 끝은 희한하게도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1월 1일에 다이어리를 사고 각종 계획을 세우듯이 40살이 얼마 남지 않은 39세에는 세웠던 계획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37세 때 보다 더 크기에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더 분발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대한 사람의 인식이다. 과정이 어떠했든 결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에 관해 제임스 딘 효과나 피크 엔드 법칙을 언급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60세가 되면 흔히 과거를 그리워할 것이라 생각 하지만  카스텐슨의 연구 결과는 반대를 보여준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과거를 돌아보기보다 현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은 업데이트된 목표를 가지고 교류하는 지인들을 엄선하고 가지치기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말은 인생이나, 어떠한 이벤트를 기억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직장을 나가든 결혼을 하든 학업을 하는데에 있어서 결말의 의미를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4. 그룹 타이밍으로 싱크로 하기

뭄바이에서 활동하는 다바왈라는 약 5,000명으로 각 가정에서 도시락을 수거해 목표지까지 정확한 시간에 배달한다. 신기한 점은 다바왈라의 배달 사고율은 1,6000만 분의 1이라는 것이다. 지피에스 같은 첨단 장치를 이용하지도 특별 고안된 교통수단을 이용하지도 않으면서 극도록 낮은 사고율을 기록하는 이유는 간결한 암호와 복장 신체 접촉을 통한 소속감이다. 개인의 타이밍을 집단의 타이밍과 맞추어 일사불란한 유기체처럼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소속감은 사회를 이루어 생존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기도 한데 실제로 합창을 연습하기만 해도 인체에 면역글로불린이 많이 생성되어 면역반응이 개선된다고 한다. 이는 함께 운동을 하거나 춤을 추는 행위로 확장하여 정신적 신체적 이득을 꾀할 수 있다. 

5. 각 언어별 시제의 표현

유시엘에이의 경제학자 첸은 미래 시제가 뚜렷하지 않은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미래 시제가 뚜렷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대비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언어가 실제로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고 따라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주장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최소한 우리의 인식이 시나브로 언어의 틀에 편집되고 분절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우리의 생각이 항상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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