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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나더씽킹 Apr 21. 2021

일말의 책임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월요일 아침, "방금 당신 글이 나한테 푸시로 왔어!"라며 남편이 회사에서 캡처와 함께 톡을 보내왔다. 약 3주 전에 쓴, 아이와 코딩에 대한 글이다. 솔직히 당시 이 글만큼은 좀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 했었는데 그땐 미미했다. 그런데 월요일 오전 카카오톡을 통해 많은 브런치 이용자들에게 공유된 모양. 남편의 카톡 이후로도 몇몇 지인들이 글을 받았다며 알려왔다.


처음엔 기분이 좋았더랬다. 다시 말하지만 코딩 이야기만큼은 정말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좀 많은 분들이 봐주겠구나, 설렜다. 나름 나누고 싶은 글을 공들여 썼는데도 반응이 그저 그러면 맥이 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이래! 점심시간 즈음에 보니 좋아요, 공유, 구독자 수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던 것. 감사하게도 부러 시간을 내 댓글을 달아준 분들도 적잖았다.


댓글을 읽는 동안 나는 내 글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글을 보고 불편해하는 몇몇 분의 반응 때문이었다. 대개는 내가 학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학원에 대한 거부감이나 편견 때문에 못 가게 한다는 식의 오해. 어떻게 그렇게 읽힐까 처음엔 의아하다가 다시 읽고 읽으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모두에게 좋은 글, 이란 있을 수 없지만 적어도 오해는 사지 말았어야 하는데, 부족한 글과 표현을 돌아보며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다.


그렇다. 일말의 책임감. 고작 72편으로 많은 구독자분의 응원을 받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얻었으니 이제부터는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싶다.

여기서 '일말의 책임감' 이란 '말 한마디(일말)'라도 생각하고 제대로 잘 표현해내야 한다는, 내가 스스로 내린 중의적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이 자라는 아이' 다음 편은 게임하는 아이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나는 최근 제페토에 가입했다. 오늘은 여름 날씨를 맞아 내 아바타를 위한 옷도 사서 갈아입혔다. 아이와 게임 이야기, 메타버스 이야기를 더 제대로 하기 위함인데 나 역시 그 세계가 그 자체로 즐겁다.

이러한 예고는 역시 '일말의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다. 필요한 이야기들을 열심히 써보겠다는 책임감.


오늘은 이렇게 굿모닝 대신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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