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집

우리 아이 한자력 문제없나요?

한자력이 곧 어휘력과 독해력이다

by 따름
그래서 졌다는 거예요? 이겼다는 거예요?

식구들 다 모여 뉴스를 보는데 아이가 말한다. 뉴스에서 야구팀이 7연패를 했다는 아나운서의 말에 어떤 때는 연속해서 졌다고 7연패라 하고 어떤 때는 연속으로 이겼다고 패라 하니 아이가 헷갈릴만하다.


패할 패(敗) : 손에 든 막대기로 조개를 깨뜨리다, 상대편에게 진 것은 깨진 것이다.
패가망신(敗家亡身) / 일승일패(一勝一敗) / 백전불패(百戰不敗)



으뜸, 두목 패(覇) : 가죽도 고기도 모두 차지하는 으뜸 혹은 우두머리
패기(覇氣) / 패권(覇權) / 제패(制覇) / 패권주의(覇權主義)



EBS 수학 정승제 생선님은 수학이 암기 과목이 아니라고 목놓아 외친다. 아이들이 모두 식을 암기한다고 한다. 그래서 수포자가 된다고 한다.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와 응용이 중요한 것인데 아이들에겐 이해보다 암기가 빠르니 암기를 선택해 버린다. 암기해서라도 풀지 않으면 집에 보내주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다음 학원을 가기 위해, 혹은 집에 가기 위해 수학마저도 외워 버린다.


영어는 또 어떤가. 중학교 내신 문제는 범위가 적으니 아주 지엽적인 문제가 출제되곤 한다. 거기에 왜 동명사가 오는지, 거기 있는 that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냥 닥치고 암기한다. 중학교에선 독해는 필요가 없다. 그러니 아이들은 본문을 암기해 버린다. 그리고 그것이 시험 점수를 더 잘 받는 비결이 되어 버렸다. 즉 아이들은 지문을 해석하지 않고, 독해도 필요 없는 시험을 본다.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가면 많은 양의 지문을 빠른 속도로 읽고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것은 국어 능력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어도 역시 한자를 알고 어휘를 이해하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예상 문제를 뽑아달라고 CHAT GPT 4.0에게 요청했더니 단 1~2분 만에 개념을 정리해 내어놓는다. 질문을 달리해 수동태 개념과 예시를 요구하니 1분도 안 걸려 뚝딱이다.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더 이상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암기 머신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한자 왼쪽과 오른쪽을 좀 헷갈려하면 어떤가. 왼손잡이가 왼손으로 밥 먹다가 오른 우(右)를 밥 먹는 손이라고 배웠다고 갑자기 오른손으로 밥을 먹을 순 없지 않겠는가.


아이들이 한자를 바라보는 눈에 하트가 생겼으면 좋겠다. 하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늘은 또 어떤 글자를 배울지 기대되고 설레는 시간이 한자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웃기는 개그코드의 한자는 뭐가 있을까.



갑자기 돌(突) : 창문 구멍에서 갑자기 나타난 개를 나타내는 글자

이 갑자기 돌자가 들어간 여러 다른 글자들은 많기도 합니다.

좌충우돌(左衝右突) / 정면충돌(正面衝突) / 돌격(突擊) / 충돌(衝突) / 당돌(唐突)

추돌(追突) / 돌출(突出) / 돌파(突破) / 돌연(突然) / 온돌(溫突) / 돌기(突起) / 돌풍(突風)

돌변(突變) / 돌파구(突破口)

갑자기 생긴 바람, 충돌, 변화, 때, 들이받음, 튀어나옴 등등등



부끄러워할 치(恥) : 부끄러워서 귀까지 빨개지는 마음 - 파렴치(破廉恥) / 후안무치(厚顔無恥)



술 취할 취(醉) : 술 취한 졸병을 의미하는 글자, 전쟁터 맨 앞에 서 있는 제일 힘 약한 졸병,
술에 취해야만 전쟁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대요 - 자아도취自我陶醉


서점에 가면 항상 어떤 한자 문제집이 있나 보게 된다. 따라 쓰기 문제집도 있고 일력도 있고 어휘를 배우고 문제를 푸는 어휘집 등 종류도 다양하게 있다. 어떤 것이든 방법은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것, 꾸준히 할 수 있는 양, 그리고 본인의 수준에 맞는 교재가 중요하다. 대신 꾸준히 그리고 자주 마음을 열고 접하는 자세, 그것은 필수 장착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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