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업이 인생을 바꿨다 – 현장으로 향한 첫걸음”

2편. “망치보다 더 무서운 영어, 그리고 운명처럼 다가온 첫 회사”

by ED훈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학교에 나간 날,

70~80명의 학생들 사이에서 낯선 얼굴들 속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나처럼 어색해 보이는 한국인 3명이었다.


그들과 함께라면, 영어가 조금 부족해도 괜찮겠다는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수업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뉘어 있었다.

책으로 배운 내용을 실제로 손으로 만들어보는 시간.

학교 안에는 ‘Shop’이라 불리는 거대한 실습실이 있었고,

그곳에서 다양한 공구와 자재를 직접 다루며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갔다.

그 시간들이 이후 현장에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론 수업은 ‘선배의 족보’로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같은 반의 한국인 친구들, 그리고 먼저 온 선배들이 전해준 노하우 덕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족보에 너무 의존한 건 전공 이해에 독이 되었던 것 같다.)



진짜 고민은 코앞으로 다가온 ‘코업’이었다.

1학년을 마치고 5월부터 8월까지, 전공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정 시간 이상 근무해야만 졸업 자격이 주어지는 시스템.

‘도대체 내가 어떻게 캐나다 회사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이력서를 써보고, 취업 사이트를 뒤지며 불안함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런 내게 먼저 말을 걸어온 캐나다 친구.

“아직 코업 못 구했어? 우리 회사 구경 와볼래? 괜찮으면 같이 일하자.”


회사 이름도 모르고 단순히 구경만 가보자는 마음으로 따라갔던 곳.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의 중견 건설회사였다.


회사 투어가 끝난 후, 프로젝트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너 코업 나와”라는 말이 나왔고,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나의 첫 회사가 정해졌다.



그 친구는 회사 CEO의 여동생이었다.

말 그대로 운명이었다.



그렇게 얼떨결에 시작된 코업,

나는 그 회사를 졸업 후에도 계속 다니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기술자로서,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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