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시작된 코업, 진짜 건설현장을 배우다”

3편.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갔던 시간

by ED훈

**코업(Co-op)**이란, 전공 분야와 관련된 직군에서 일정 기간 동안 실무 경험을 쌓는 인턴십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내가 다니던 Carpenter & Renovation Technician 학과에서는 1학년이 끝난 뒤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었다.



얼떨결에 얻게 된 코업 기회


1학년 학기 말, 이력서를 손질하고 구직 사이트를 뒤지며 전공과 맞는 회사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수업을 듣던 캐나다 친구가 말을 걸어왔다.


“너 아직 코업 못 구했으면 우리 회사 한번 구경 와볼래?”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그 회사는 지역 최대 규모의 중견 건설회사였다.

회사 투어를 마친 뒤 프로젝트 매니저와 대화를 나누다

“그럼 이번 코업, 우리랑 함께 해보는 건 어때?”라는 제안을 받았고,

나는 얼떨결에 이 회사에서 코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친구는 회사 CEO의 동생이었다.



진짜 건설 현장을 배우는 시간


코업이 시작되자마자 기초 안전 교육부터 받았다.

현장 정리, 자재 나르기, 자재 픽업, 간단한 보조 업무…

단순해 보였지만 현장을 온몸으로 익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곳은 빌더(builder) 회사였기에

전기·배관·목공·타일 등 모든 트레이드 작업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어떤 분야가 내게 맞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었다.



작은 문화 충격


한국 현장에선 점심시간이면 ‘함바집’에서 식사가 나왔는데,

코업 첫날 나는 빈손으로 출근했다.

하지만 캐나다 현장에선 모두 각자 도시락을 준비했다.

그날 오후, 조용히 배고픔을 참았던 기억이 있다.



빠르게, 부지런하게


나는 주어진 일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는 편이었다.

슈퍼바이저가 준 업무가 하루치인지도 모르고

“빨리 끝내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겠지”란 생각으로 움직였다.


그 모습이 좋게 보였는지,

여름이 끝날 무렵 2학년 공강 시간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내 일은 학기 중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시기,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어떤 직군이 나에게 맞을까?”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졸업반 2학년 시절

학업과 영주권 준비를 병행했던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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