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운용의 새로운 경쟁 우위:

데이터 VS 전문가 직관

by 블루프린터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흥미로운 화두를 던집니다. "오랜 시간 업계를 관찰한 전문가의 직감(gut feeling)이, 평균적인 데이터 분석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선택을 이끈다." AI와 프롭테크(Proptech)가 시장의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리는 지금, 신중함이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는 '지체'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데이터 만능주의'의 함정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이면에는 몇 가지 함정이 존재합니다.

'데이터'라는 방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말은, 사실상 '결정을 미루고 싶다' 또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는 심리의 다른 표현일 수 있습니다. 수많은 리포트와 분석 자료는 실패 시 "우리는 충분히 신중했다"는 면죄부가 되기도 합니다.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 완벽한 데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경쟁자는 시장을 선점합니다. 열흘간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이 경쟁사는 "이거 된다 싶으면 바로 런칭"을 반복하며 시장 점유율을 뺏어갔습니다. 경쟁사가 전문가적 확신으로 핵심 입지(prime location)의 딜(deal)을 선점하는 동안, 완벽한 분석을 기다리다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불안이 낳는 지체: 모든 것을 데이터로 검증하려는 심리 밑바탕에는 '틀리고 싶지 않다'는 불안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은 언제나 지체를 낳고, 속도가 생명인 지금 시장에서 지체는 곧 패배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전략 자산: '전문가의 직관'

'직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감'에 의존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관은 "한 분야에 오랜 시간 몰입한 전문가 집단의 통찰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빠르고 종합적인 판단"을 의미합니다. 바로 핵심 인력들의 '경험'과 '통찰'입니다.

앤드류 응 교수는 "경험에서 나온 직관은 리스크를 감수할 용기를 부여하며, 설사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다음 실행을 설계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강조합니다.

데이터는 과거의 기록일 뿐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과거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리스크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 '빠른 실행과 학습' 사이클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전문가 직관'을 조직의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앤드류 응 교수의 팀이 일하는 방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착수 (Napkin Model): "이 자산(Asset), 이 지역(Location), 이 사업(Strategy)은 될 것 같다"는 직관이 들면, 방대한 리포트가 아닌 핵심 가설을 담은 간이 사업성 분석 모델을 즉시 만듭니다.


소수 핵심 그룹의 빠른 검증: 다음 날 아침, 완성된 보고서가 아닌 이 아이디어를 소수의 핵심 의사결정권자 및 실무진에게 공유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 자리에서 격렬한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벼려냅니다.


과감한 결정 (Kill or Go): 초기 반응과 전문가적 판단으로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폐기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빠르게 심화 발전시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분석'이 아니라 '빠른 방향 설정'입니다.


데이터가 없어서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없으면 시장의 진짜 반응이라는 유의미한 데이터도 영원히 얻을 수 없습니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정의 속도'

AI와 프롭테크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정보 격차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진짜 경쟁력은 남들이 보유하지 못한 데이터가 아니라, 같은 정보를 갖고도 "남들보다 더 빠른 실험과 실패를 감내할 수 있는 조직적 용기"에서 나옵니다.

직관을 믿는다는 것은 데이터를 무시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데이터를 기다리며 '결정의 골든타임'을 낭비하지 말자는 제언입니다. 데이터는 판단을 도와주는 참고자료이지, 결정을 대신해주는 정답이 아닙니다.

이제 가장 많이 나와야 할 말은 "자료 더 준비해주세요"가 아니라, "그 사업, 오늘 당장 시작해봅시다" 입니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전문가 집단의 직관'이야말로 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시장을 선도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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