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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글'이 아닌 '가치'를 팔아라

정의하고, 뒤집고, 재구성하라

by 블루프린터

결제 버튼을 누르는 건 쉽습니다.

그런데 왜 독자들은 당신의 유료 구독 버튼을 누르지 않을까요?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제가 처음 유료 구독을 시작했을 때도 똑같은 고민을 했어요.

분명 내 글은 무료로 공개했을 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유료로 발행하는 글은 결제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독자들은 '글'에 돈을 내는 게 아니라 '가치'에 돈을 낸다는 것을요.


가치라는 게 뭘까요?

대부분의 작가들이 착각하는 게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쓴 글 = 가치 있는 글"이라는 공식 말이죠.

정말 그럴까요?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무료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유튜브, 블로그, 뉴스레터...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공짜로 얻을 수 있어요.

그런데 왜 굳이 당신의 글에 매달 돈을 내야 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독자는 당신이 얼마나 고생해서 글을 썼는지 관심 없습니다.

독자가 관심 있는 건 딱 하나예요. "이 글이 내 문제를 해결해 주는가?"

여기서 '문제'란 게 거창한 게 아닙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느끼는 막막함일 수도 있고,

매번 반려되는 기획서 때문에 느끼는 좌절감일 수도 있죠.

혹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데 첫 문장조차 떠오르지 않는 답답함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글이 이런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그때 독자는 기꺼이 지갑을 열 겁니다.


가치의 3요소: 희소성, 구체성, 즉시성


제가 유료 구독 성공 사례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패턴이 있습니다.

독자가 '가치'를 느끼는 콘텐츠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째, 희소성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나 관점. 이게 핵심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글쓰기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은 인터넷에 차고 넘칩니다.

하지만 '3년 차 마케터가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쓰는 법'은? 훨씬 희소하죠.

더 나아가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는 3년 차 마케터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데이터 보고서 쓰는 법'은?

이제 정말 희소해집니다.

희소성은 니치(niche)에서 나옵니다.

모두를 위한 글이 아니라, 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글.

바로 그게 유료 구독의 시작점이에요.


둘째, 구체성입니다.

막연한 조언은 무료로도 넘쳐납니다.

"열심히 하세요", "꾸준히 쓰세요", "독자를 생각하세요"...

이런 말들, 도움이 되나요? 전혀요.

독자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원합니다.

제가 아는 한 작가는 '퇴사 준비하는 직장인을 위한 주말 창업 가이드'를 운영합니다.

그는 절대 "열정을 가지세요"라고 말하지 않아요.

대신 "토요일 오전 9시, 스타벅스 2층 구석자리에 앉아서 사업계획서 1장을 쓰세요.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하세요"라고 말합니다.

이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해요.


셋째, 즉시성입니다.

독자는 기다리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 이번 주에 써먹을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해요.

"이 방법을 10년간 꾸준히 하면 전문가가 됩니다"라는 말보다

"내일 아침 회의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 훨씬 매력적이죠.

장기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단기적 성과가 없으면 독자는 떠납니다.

냉정하지만 이게 현실이에요.


'정보'를 팔지 말고 '변화'를 팔아라


자, 이제 핵심을 말씀드릴게요.

유료 구독의 본질은 '정보 판매'가 아니라 '변화 판매'입니다.

독자는 정보가 필요해서 돈을 내는 게 아니에요.

변화를 원해서 돈을 냅니다.

지금의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고 싶어서 돈을 내는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글쓰기 잘하는 100가지 방법'이라는 정보를 파는 것과

'한 달 안에 브런치 작가 되기'라는 변화를 파는 것.

어떤 게 더 매력적일까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전자는 그저 정보의 나열이지만,

후자는 명확한 목표와 기한이 있는 '변화의 약속'이니까요.

이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당신의 콘텐츠는 달라집니다.

더 이상 "이런 정보가 있습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가 되는 거죠.


실패에서 성공으로


구체적이 사례를 하나 상상해 볼게요.

'글쓰기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유료 구독을 시작한 작가가 있습니다.

글쓰기의 모든 것을 다루겠다고 호기롭게 시작했겠죠.

문법, 문체, 구성, 스토리텔링... 정말 열심히 썼어요.

매주 꾸준히 상당한 분량의 글을 올렸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3개월 동안 유료 구독자는 1명. 그마저도 작가의 지인이었을 것입니다.

왜 실패했을까요? 그 작가는 '정보'를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너무 방대한 정보를 막연하게 제공하고 있었죠.


그러다 한 독자의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작가님, 글쓰기 이론은 충분해요.

저는 당장 다음 주에 있을 공모전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것만 알려주실 수 없나요?"

작가에게 아,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독자는 '글쓰기 전문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자기소개서 코치'가 필요했던 거예요.


즉시 방향을 바꿨습니다. '공모전/지원서 1:1 코치'로요.

타겟을 좁히고,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했습니다.

매주 실제 지원서를 첨삭해 주는 글을 올리면서 독자의 '변화'를 팔기로 했습니다

"당신도 합격할 수 있다"는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변화 말이죠.


가치 중심 사고로의 전환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먼저 이 질문에 답해보세요.

"내 독자는 어떤 변화를 원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없다면, 아직 유료 구독을 시작할 때가 아닙니다.

더 관찰하고, 더 소통하고, 더 깊이 이해해야 해요.

가치 중심 사고로 전환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유료 구독은 다릅니다. 철저하게 독자 중심이어야 해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독자의 댓글과 메시지를 주의 깊게 읽어보세요.

그들이 진짜로 묻는 질문이 뭔지, 어떤 표현을 쓰는지, 무엇에 좌절하는지...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라는 댓글보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라는 댓글이 더 중요해요.

후자가 바로 독자의 진짜 니즈니까요.


오해와 진실


많은 작가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유료 구독은 팬덤이 있어야 가능해."

아닙니다. 팬덤이 아니라 '신뢰'가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신뢰는 유명세가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에서 나옵니다.

또 이런 오해도 있죠.

"무료 구독자가 많아야 유료 전환이 된다."

이것도 틀렸습니다. 무료 구독자 1만 명 중 0.1%가 전환되는 것보다,

100명 중 10%가 전환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마세요.

유료 구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읽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넓고 얕게 가는 순간, 당신은 수많은 무료 콘텐츠와 경쟁해야 해요.

하지만 좁고 깊게 간다면? 당신은 그 분야의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자, 이제 실전입니다. 당신의 콘텐츠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세요.


□ 내 콘텐츠는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정보를 담고 있는가?

□ 독자가 당장 오늘 실행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가?

□ 읽고 나면 명확한 변화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 특정 상황의 특정 문제를 해결해 주는가?

□ 독자의 실제 질문과 고민에 답하고 있는가?


이 중 3개 이상 체크된다면, 당신은 이미 '가치'를 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좀 더 독자를 관찰하고, 좀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해요.

정말로요, 이건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요.

하지만 한 번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내면, 그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시작됩니다.


결제 버튼 너머의 관계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하고 싶네요.

유료 구독은 단순한 거래가 아닙니다.

독자가 당신에게 돈을 낸다는 것. 이건 엄청난 신뢰의 표현이에요.

"당신이 제공하는 가치를 믿고, 앞으로도 계속 받고 싶다"는 약속이죠.


그래서 유료 구독은 책임입니다.

독자의 시간과 돈, 그리고 신뢰에 대한 책임.

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유료 구독을 시작하지 마세요.

그저 돈을 벌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나을 겁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독자의 변화를 돕고 싶다면?

그들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고민하고 싶다면?

함께 성장하는 여정을 만들고 싶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첫걸음을 뗀 겁니다. '결제'가 아닌 '가치'를 파는 작가로의 첫걸음을요.


다음 글에서는 이 '가치'를 어떻게 발견하고 정의하는지,

P-T-S-M이라는 프레임워크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막막하시죠? 괜찮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체계적이고 검증된 방법이요. 그 비밀을 이제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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