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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Nov 16. 2020

# 8 우리 몽이 찌그러진다.

강아지를 꼭 안아주자~엄마가 하는 말

우리 몽이 그냥 놔둬라

잠자게 놔둬라

그만해라 

우리 몽이 찌그러진다~~


내가 몽이가 잘 때 몰래 가서 꼭 끌어안을 때마다 

엄마가 한마디 한다. 우리 몽이 찌그러진다고~~

그러면 그 소리를 알아 들었는지 몽이는 목을 쭉 빼고서 엄마에게 애틋한 눈길을 보낸다.


강아지가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알아듣는지 궁금할 뿐 우리 몽이는

타이밍이 잘 맞으면 알아듣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가끔은 알아들으면서 모른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좀 헷갈린다.


그런데 정확히 알아듣는 말도 있다.

먼저 몽이는 자기 이름이니까 알고 그리고 강아지 친구들 이름, 산책 가자, 식구 부를 때, 다람쥐, 고양이, 까까, 지지, 안돼, 몽카 등이 있고, '집에 가자'는 못 들은 척하는 말이 있다.


한 번은 몽카에서 몽이가 혼자 있을 때가 있어서  미니 CCTV 설치해 둔적이 있었다. 몽카는 몽이와 몽이 주인이 멀리 일하러 갈 때 가져가는 캠핑카인데 몽이는 혼자 있는 걸 싫어하지만 마땅히 밖에 묶어 둘 데가 없을 때나 데려갈 수가 없을 때가 생기곤 했다.

 

그날은 회식이 있었는지 몽이가 혼자 몽카에 있었다. 그럴 때 몽이는 대부분 자기 자리에서 기다리거나 자거나 하는데.. 그때는 몽이는 뭔가 불안한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그걸 본 엄마가 '몽이야~ '하고 부르자 몽이의 귀가 쫑긋쫑긋하고 두리번거렸다. 그래서 다시 '우리 몽이~~ 자야지~~ 코 자야지'하고 엄마가 다시 말해 보았다. 그랬더니 몽이가 자기 자리로 가서 누워서 잠을 자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몽이가 알아들은 건가? 엄마 목소리에 안심을 한 건가? 그 뒤로도 비슷하게 상황에서 말을 걸면 귀를 쫑긋하며 자기 자리로 가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몽이에게 알아 들었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몽카에서 자는 몽

똑똑한 강아지들은 개인기도 많고 물건을 가져오라고 말하며 가서 척척 물어오고 주인과 소통도 잘 되던데..

교육하지 않은?  몽이는 앉기와 엎드려만 겨우 해서...

가끔 내가 뭔가 시켜보려고 하면 

' 우리 몽이 그냥 놔둬라~' 고 말하는 엄마..

'왜 엄마는 몽이 교육을 안 시켜??'라고 물어보면

엄마는

'우리 몽이 놔둬라'

'몽이는 편하게 살게 놔둬라'라고 말한다.


그래 몽이가 필요한 말만 잘 알아들으면 된 거지~~

그래 몽이야 편하게 살라라 ~~

너는 자유롭게 살아라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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