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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Nov 30. 2020

도시의 시그널과 몽이~

도시의 시그널을 배우는 강아지~~

좌우를 살핀 뒤 차가 정차한 후에 횡단보도를 건너 주세요~

신호음과 함께 

몽이도 좌우를 살핀다.

그리고 당당하게 걸어간다.

나도 도시 강아지라며~~


시골에서 올라온 강아지 몽이는 길이 아닌 곳을 더 좋아했다.

길 옆에 있는 냄새 좋은 풀밭이나 꽃밭, 잔디 위, 남의 집 마당, 지상 주차장 사이사이를 기웃거리며 다닌다.

몽이 몽이야~~ 

거기 아니지~~

내가 끈을 당기면 몽이도 자기 끈을 당긴다...

마음대로 몽...

그러니 도로도 막무가내였다.

가고 싶은 곳이 보이면 무단횡단을 감행하려 하고 못 가게 하면 버티곤 해서 씨름을 해야 했다.


시골에서 마음대로 살던 몽이에게 도시의 산책은 서툴기 마련이었지만 1시간 30분이 넘는 산책길은 

도로와 도로로 이어지는 터라 하루에도 열 번이 넘게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그래서 그 때마다 몽이에게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주었다. 

우선 길을 가다 건너야 할 땐 

횡단보도 쪽으로 몽이를 데려가서

몽이 앉아!

기다려!

가자!

처음엔 기다리지 못하고 엉덩이가 들썩들썩 

안절부절이었는데..

수없이 반복되자

몽이는 이제 횡단보도를 만나면  먼저 자리 잡고 

앉아서 기다린다. 그리고 오른쪽 왼쪽 살펴보고

의젓하게 건널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도시의 규칙을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오늘도 몽이는 횡단보도 앞에서 사람들과 나란히 초록 신호를 기다린다.

그런데 갑자기 한 아저씨가 급히 앞으로 달려 나간다.

몽이 그 모습을 어리둥절 쳐다보더니

'왕왕~~' 아저씨를 향해 짖는다.

그 소리에 멋쩍은 아저씨가 뒤돌아 몽이에게

'미안해!'라고 말한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하하하' 웃는다.


시골에서 온 몽이

이제 도시의 시그널을 좀 아는 도시 강아지이다.

                                                                                                                                         신호를 잘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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