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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의 소소한 날 Nov 24. 2020

다람쥐야! 몽이 왔다!

다람쥐에게 알려주자~~

왜 그래요?

뭐 보고 있어요?

저 위에 뭐가 있어요?

다람쥐요..

와~ 이 강아지가 집중하는 거 봐!!

아까 지나갈 때도 봤는데..

아직까지 꼼짝도 안 하고 있어~


가을이면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예쁜 우리 동네 앞동산에는 귀여운 다람쥐들이 바쁘게 돌아다닌다. 

여름내 보이지 않다가도 가을만 되면 뭔가 들고 오물거리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람쥐들의 집은 커다란 나무뿌리 안, 쌓아 놓은 나뭇가지 안 쪽, 나무 옆 바위틈에도 있다. 

다람쥐의 집까지 알게 된 것도 다 몽이가 다람쥐만 보면 주시하다가 다람쥐를 쫒아다니녀서이다.


 천진난만 다람쥐들은 몽이가 온 것도 모르고 도토리를 줍거나 나뭇가지를 들춰보거나 

때로는 멍 하고 어딘가를 보고 있다. 

그때마다 '다람쥐야!! 몽이 왔다' 하고 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다람쥐가 몽이 코 앞까지 다가와서 

내 심장을 놀라게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몽이는 다람쥐 보는 걸 좋아한다기보다 오래전 사람들과 살기 전의 사냥 습성이 남아있기  때문인 듯하다. 


신기하게도 몽이가 멈춰서 나무 위를 바라보면 그때마다 다람쥐가 있었다. 높은 나무 위나 숲 속 나뭇가지 사이에 있는  다람쥐는  잘 보이지 않는데.. 그 때마다 몽이의 시선을 잘 따라가 보면 그 끝에는 반드시 다람쥐가 있다. 다람쥐들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고 높은 나무 위로 쪼르르 오르내리는 모습이 신기해서 나도 마냥 보게 된다. 하지만 다람쥐들은 그러다가도 결국 땅으로 내려온다. 떨어진 도토리를 찾아 또 집으로 가기 위해서... 그때를 기다리는 몽이.... 30분이 넘도록 꼼짝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강아지는 후각이 발달한 줄만 알았지 눈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몽이가 평소에 기다리는 걸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상황에 따라 다른가 보다. 그런 몽이를 보면 산책하시는 분들이 보고 다들 한 마디씩 한다. '강아지가 뭐 보고 있어요?'. '다람쥐가 있어요?' '강아지가 집중력이 좋네~' 신기해한다. 누가 오거나 말거나 꼼짝을 안 하니... 덕분에 나도 가을 구경을 한다. 가을 하늘, 가을 나무, 가을 숲길.. 가을 낙엽 소리들..

그렇게 바라보고 있으면 갑자기 주위가 온통 

비 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다 다람쥐가 땅으로 내려오면...


'다람쥐야~~ 몽이 왔다. '

다람쥐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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