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린 발걸음 Jul 26. 2024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이 고장 난다고???

더운 여름이다.

이렇게까지 더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열기가 느껴진다.

비가 오면 습도까지 더해져 꿉꿉함에 온몸이 달라붙는 느낌이다.

그럴 때 얼른 에어컨을 켠다.

조금만 지나면 찬 공기가 내가 있던 공간을 시원하게 만든다.

아… 이제야 살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여서 온도를 살짝 올린다.

여름에 에어컨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상상만으로도 싫어서 머릿속에서 얼른 지운다.


그런데… 실제로 여름에 에어컨 없이 강제로 지내야 했던 날들이 있었다.

에어컨이 고장 난 것이다.

그것도 한여름에… 이럴 수가!!!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막힐 뿐이다.

시작은 작년 8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늘에서 끝없는 열기를 쉴 새 없이 퍼붓던 날들.

에어컨을 켰는데 도무지 시원하지 않았다.

냉매가 부족한 경우 그럴 수도 있다고 들어서 AS 접수를 했다.

더운 여름이다 보니 AS도 많이 밀려서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선풍기로 생활하는데 아… 한계가 있다. 공기까지 시원하게 해주지 못하기에.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참을 수밖에.

그렇게 며칠을 불쾌지수가 높은 상태로 생활했다.


드디어 에어컨 수리 기사님이 오셨다!!

냉매가 없어서 채워 넣으셨는데, 이런… 냉매가 샌단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어느 부분이 새는지 보여주신다. 아… 이래서 시원하지 않았구나!

부품을 주문해서 다시 방문해야 하기에 냉매가 새더라도 조금만 사용하고 있으라고 얘기하신다.

너무 더우니 어쩌겠나. 지금 당장은 시원하니 에어컨을 켤 수밖에.

그렇게 이틀 정도 지나서 기사님이 오셔서 실외기 부품을 교체하고 냉매도 다시 채워 넣어주신다.

돈이 생각보다 꽤 들었다. 

그래도 고쳐서 사용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남은 여름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주 가끔 어떤 에러코드가 뜨면서 에어컨이 저절로 꺼졌다가 다시 켜지는 거다.

AS접수를 했다가 정상 가동되기에 괜찮다고 얘기하고 기사님이 따로 방문하지는 않으셨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나 보다.

올해 에어컨을 켰는데 처음엔 문제가 전혀 없었다.

시원하게 잘 작동되고 있는 와중 작년에 봤던 에어코드가 가끔씩 뜨는 거다.

어? 이상한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에러코드가 계속 뜨면서 에어컨 작동이 전혀 되지 않았다.

그것도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은 날. AS접수를 하고 이틀 정도를 기다렸나 보다.

기사님이 실외기 팬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 혹시 몰라 모터를 가지고 와 보시겠다고 하셨다.

드디어 기사님이 오셨는데, 주문한 모터가 잘못 왔단다. 하.............. 어쩌란 말인가.

이제 드디어 좀 시원하게 사나 했는데... 

솔직히 "괜찮아요."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더위에 너무 지쳤기에.

기사님이 혹시 모터 접촉 불량일 수도 있으니 한번 점검해 보시겠다고 하셨다.

몇 번 해보시더니 에어컨이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출장비만 달라고 하셔서 드렸다.


그렇게 며칠 잘 지내고 있는데 다시 그 에러코드가 뜨는 거다. 

하... 이젠 정말 지칠 대로 지친다. 이 에어컨 도대체 왜 이런단 말인가?

이제 햇수로 8년 차 사용 중인데, 아직 더 사용할 수 있지 않나?

기사님, 근처에 계셨던지 몇 시간 후에 오셨다. 

모터가 아무래도 문제인 것 같다면서 모터를 교체했는데도 똑같았다.

팬이 돌아가다 멈추는 것이 반복됐다. 모터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기판 문제인 것 같단다. 기판 교체는 가격이 꽤 나갔다.

얘기해 보고 연락해 달라고 하셔서 남편과 얘기해 봤다.

남편은 이참에 에어컨을 새로 바꿀까 얘기했지만 바꾸면 돈도 돈이지만,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느라 정신이 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기판만 교체하기로 했다.

주문해서 가지고 오셔야 하고, 또 비가 오면 안 되기에 조금 기다려야 했다.

기사님이 좀 봐주고 가시면 하루, 이틀은 그래도 좀 작동이 됐다.

그 이후 에러코드가 뜨면서 꺼졌다 켜졌다 반복되는 것이 문제지만.

비라도 좀 그치면 좋겠는데, 비가 계속 오니 습도가 계속 올라갔다.

선풍기를 아무리 켜도 방바닥이 쩍쩍 달라붙으면서 기분까지 나빠진다.

그렇게 지친 상태로 나흘을 기다리고 나서야 드디어 에어컨을 고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에어컨 없이 며칠을 살아보면서 어릴 때가 떠올랐다.

분명 나 어릴 때는 에어컨 없이도 잘 살았는데...

지금은 에어컨 있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에어컨 없이는 생활이 너무 어렵다.

두 아들은 덥다 덥다 하면서도 왜 자꾸 나에게 붙는지.

장난치느라 그러는 거 알겠는데, 보통 때라면 안아주겠지만...

이건 얘기가 다르지 않나. 더우니 제발 거리를 유지하자고 얘기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쳤으니 제발 제발 고장 나지 않고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밤에는 거의 끄고 자고 더운 여름, 초가을까지만 사용하는데 왜 이리 자주 고장이 나는지.







작가의 이전글 그럴 때가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