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식탁에 달걀프라이가 빠진 적이 거의 없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달군 팬에 식용유를 올리고 달걀만 넣으면 요리가 끝나니까.
(뭐 솔직히 요리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완숙을 할 수도 있지만 반숙을 더 좋아한다.
노른자가 탱글탱글 한 것이 입맛을 더 돋우고 맛도 좋아서다.
달걀프라이만 먹어도 맛있고 양념간장을 넣고 쓱쓱 비벼 달걀간장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맛있는 달걀프라이라 1개 아니면 2개씩 해서 먹을 때가 있다.
달걀프라이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달걀 요리는 대부분 다 좋아한다.
달걀프라이, 달걀찜, 달걀말이, 스크램블드 에그, 삶은 달걀, 구운 달걀.
남편은 이런 나를 보며 '달걀귀신'이라고 한다.
남편이랑 달걀프라이를 각자 2개씩 해서 먹을 때, 남편이 나를 놀린다고 1개를 슬쩍 더 가져가려고 하면 내가 안 된다고 뭐라고 한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매번 놀린다고 하는데 나는 아껴먹고 있는 거니까 건들지 말라고 말한다.
내가 그러면 어린애 같아서 재밌단다. 달걀 하나가 뭐라고 저러는가 싶기도 하다면서.
그러고 보니 그렇다. 달걀프라이 하나 더 해도 되는데. 귀찮은 거다.
준비 다 해서 밥을 먹고 있는데 중간에 또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
그리고 2개씩 먹으려고 한 걸 남편이 하나 더 먹으면 뭔가 뺏긴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나는 언제부터 달걀프라이를 이렇게 좋아하게 됐지?
아마 직장 생활하느라 혼자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 것 같다.
그전에 부산에 살 때는, 아, 그때는 엄마가 해주시는 달걀찜을 좋아했구나.
이러나저러나 달걀을 좋아하긴 했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재료가 달걀이었다.
그래서 달걀은 꼬박꼬박 떨어지지 않게 챙겨서 먹었다.
처음엔 완숙을 했고, 거기에 소금도 살짝 뿌려서 먹었다.
나중에 반숙을 해서 먹기 시작했고 소금을 살짝 뿌려서 맛있게 먹었다.
지금은 달걀프라이할 때 소금은 뿌리지 않는다.
남편과 연애할 때 남편이 달걀프라이 반숙할 때 소금을 넣지 않는 거다.
처음엔 싱겁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싱겁지 않고 맛있어서 그때부터 소금을 넣지 않는다.
그게 쭉 이어져서 지금 두 아들도 달걀프라이 먹을 때 소금을 넣지 않아도 잘 먹는다.
가끔 소금통을 가져와서 옆에서 먹어서 문제 이긴 하지만.
내가 달걀을 좋아한다는 건 친한 친구도 알 정도로 그만큼 좋아했다.
그런데 나보다 더 달걀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건 바로 첫째 아들이다.
달걀프라이 반숙은 기본에, 달걀찜, 달걀말이 다 좋아한다.
그중에 달걀찜은 한때 빠져서 매일 해달라고 했었다.
달걀찜에 다른 것 넣는 걸 싫어해서 달걀 3개, 물, 소금만 넣어서 해 주는데 혼자 그걸 다 먹는다.
달걀프라이도 1개만 해 달라고 했다가 2개, 3개 늘어나기도 하고.
남편이 첫째 아들을 보면 나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얘기할 정도다.
그 모습을 보면 내가 달걀에 질릴 지경일 때도 있다.
뭐, 그렇다고 안 먹지는 않지만. 요리할 때 달걀을 많이 봐서 내가 먹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매번 아침에 달걀간장밥, 달걀찜을 해달라고 하는 걸 보면 언제까지 달걀을 사랑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거라서 다행이려나?
나도 입맛 없을 때 달걀프라이에 간장을 비벼서 먹으면 입맛이 조금은 도는 것 같다.
이건 내가 달걀을 좋아해서 그런 건지, 원래 맛있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언제까지 달걀을 좋아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