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 가다

by 느린 발걸음


운동, 해야 한다는 걸 안다.

건강을 위해서, 체력을 위해서,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알지만 내가 내 의지로 내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에 쉽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체력이, 몸무게가 유지된다면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뭔가를 해야 하는 게 귀찮게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체력도 괜찮았고, 몸무게도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그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으니까. 술도 꽤 많이 마셨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30대가 넘어가면서 움직이지 않으면 조금씩 체중이 불어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고 뭘 제대로 각 잡고 하기엔 귀찮았다.

운동을 제대로 해본 적 없었기에 어색했던 것 같다.


그러다 직장에서 우연한 기회에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했다.

이전까지 뛰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 없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조금씩 뛰게 됐다.

다른 분들처럼 열정이 넘치지는 않아서 10km 대회에 몇 번 참여했을 뿐이다.

그래도 같이 연습하면서 체력이 많이 올라갔었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을 정도로.

그때 운동할 때 괴롭긴 해도, 하고 나면 개운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열정이 없다 보니 지속성이 떨어졌던 거다.

그다음에는 걷기, 헬스, 요가, 스쾃 등 하고 싶은 것 위주로 짧게 짧게 했다.


결혼하고 육아의 세계에 접어들면서 운동할 여유가 없었다.

두 아들을 출산하고 움직이지는 않고 야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던 어느 날, 내 몸을 보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몸이 너무 무거웠고 거울을 보기가 싫어질 정도였다.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게 스트레칭이었다.

두 아들이 아직 어렸기에 밤에 재워놓고 (물론 중간중간 깨서 다시 재워야 하긴 했지만) 영상을 보면서 40분~1시간 정도 했다. 스트레칭도 어렵다는 것과 땀이 엄청 많이 난다는 걸 그때 알았다.

초반엔 아무런 변화가 없던 몸무게가 두 달 정도 꾸준히 하다 보니 예전 몸무게로 조금씩 돌아갔다.

그때 방심했다.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데 이젠 괜찮겠지 싶어 하지 않았던 거다.


그러다 몸무게는 다시 불어나고 체력은 떨어지고, 남편도 마찬가지여서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헬스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지나가기만 했는데, 둘 다 이젠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러닝머신에서 빨리 걷고, 뛸 수 있으면 천천히 뛰고, 근력 운동은 아주 조금 하고, 탁구장이 있어서 탁구를 많이 했다. 남편과 함께 하면서 탁구를 처음 배웠는데 꽤 재밌었다.

그런데 오래가지 않았다. 둘 다 운동에 대한 끈기가 왜 이리 부족한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또 안 되겠다 싶어 홈트레이닝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걷기 운동을 했다.

그렇다 열심히 하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그래도 운동해야 한다는 건 알기에 실내자전거라도 탔다.

그런데 천천히 타면서 핸드폰도 보고 가끔 책도 보고 딴짓을 하니까 운동 효과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싶어 하고 있었다.


남편은 올해 봄부터 헬스장에 다시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매번 다짐뿐이었다. 나도 남편이 가면 그때 같이 하려고 했는데. 둘 다 의지박약.

그러다 8월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헬스장에 가기 시작했다. 이젠 운동하겠다면서.

뭘 이렇게 갑자기 또 운동을 시작하나 싶었다. 하지만 남편이 시작하니 나도 다시 헬스장에 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러닝 머신에서 빨리 걷거나 뛴다. 보통 40분 정도 하는데, 시간이 없을 땐 20분이라도 하려고 한다.

러닝 머신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고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걷기부터 시작한다.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도 있지만, 40분을 어떻게 채우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제 시작인데 끝날 때를 생각하고 있는 거다. 다들 이런가? 나만 이런가?

요즘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하니까 그나마 시간이 조금은 잘 가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가끔 시간을 확인하는데, 이것밖에 안 됐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난 역시 운동 체질은 아닌가 싶지만 이젠 운동하지 않으면 정말 안 될 것 같아 한다.


빨리 걷거나 뛰면서 하는데 어느 순간 땀이 흐른다. 그러면 그때 기분이 좋다.

평소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라 남편과 아무리 탁구를 해도 남편은 땀을 흘리는데 난 전혀 흘리지 않는다. 그러면 일부러 땀을 흘리려고 러닝머신을 20분이라도 뛴다. 그러면 조금 운동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그렇게 러닝머신을 한 후에는 근력운동을 한다.

팔에 근력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기구로 하면서 매번 느낀다. 제일 낮은 무게에도 헉헉대니까.

근력운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지 몰랐는데, 남편이 옆에서 다 알려주니까 좋았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기구에서 20~40회 정도하고 나면 10분~20분 정도 소요된다.

그렇게 총 30분~1시간을 운동하고 나면 상쾌하다.

하기 전에는 그렇게 하기 싫었는데 하고 나면 몸이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구나 싶다.


머리가 무겁고 몸이 힘들어서 '오늘은 쉴까?' 싶은 날도 있다.

너무 힘들 땐 가지 않지만 어떻게든 가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조금은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 이래서 운동중독이라는 말이 생기는구나 싶은데...

아마 나는 그렇게까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해야 하는 걸 아니까 하는 거지. 체력도 유지되고, 건강도 괜찮다면 굳이 운동할까 싶은 생각도 드니까.

그래도 신체, 정신 건강을 위해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초반이라 열정이 있어 일주일에 4회 이상 하고 있는데, 이게 오래 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하루 일이 있어 가지 않으면 어떻게든 핑계를 대면서 안 갈 게 분명하다.

그래서 아침에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에 갈 채비를 한 후에 이것저것 한다.

그러면 어떻게든 헬스장에 가지 않을까 싶어서.

잊지 않고 가겠다는 일종의 다짐이랄까?

지금 내 결심이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주 3회라도 꾸준히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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