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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Apr 10. 2023

나만의 도서 리뷰 : 상어 지느러미 여행사


'상어 지느러미 여행사' 책은 2022년 7월 북클럽에서 읽은 그림책이에요. 워낙 그림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두 아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구매해서 읽었어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일만큼 이 세상에 반짝이는 것도 없어. 두근두근 반짝반짝 너는 무엇을 찾고 싶니?"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나오는 문장인데, 너무 좋았어요!

그 당시 제가 고민하고 있던 주제이다 보니 얼른 읽고 싶어졌어요.








꼬마 물고기인 흰 줄무늬 물고기와 빨간 꼬리 물고기는 파파피포 마을에 유명한 여행사를 찾아가는 길이었어요.

아주 특별한 바다를 여행시켜 주는 '상어 지느러미 여행사'라는 곳인데, 상어 지느러미를 빌려준다고 해요! 

둘은 먼 곳에서 왔는데, 도착해보니 기다리는 물고기들이 너무 많았어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이런... 상어 지느러미가 다 떨어져서 당장 여행할 수 없다는 거예요.

흰 줄무늬 물고기는 떠나고, 빨간 꼬리 물고기는 다시 여행사에 가서 부탁해 보겠다고 다짐하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결국 여행사 주인인 하루와 빨간 꼬리 물고기인 별이는 만나게 되고, 별이는 말하죠.

"저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지금요!" 

"여기 오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해서요."

하루는 이런 별이의 당돌한 모습에 상어 지느러미를 하나 만들어주겠다고 하죠.

그러면서 하루가 별이 나이였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루가 사는 파파피포 마을은 옐로아이탱들이 살기에 최적의 장소였어요.

하루의 할아버지는 옐로아이탱들은 작고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에 맞춰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옐로아이탱들은 파파피포 마을  밖으로 나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았어요.

그러나 하루는 생각이 달랐어요.

"하루는 파파피포 마을을 떠나 넓은 바다로 나가고 싶었어요. 저 멀리 어딘가에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걸 찾으면 다른 물고기들과 똑같은 삶이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정작 하루는 먼 바다를 바라보며 지느러미를 파닥일 뿐 마을을 벗어나지는 못했어요. 그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점쟁이 보석 문어를 만나게 돼요. 

하루는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데, 문어는 '에비 블루'로 가라고 합니다.

"에비 블루는 저기 어딘가에 있으면서 바로 이곳에 있기도 해." 이런 말도 남기죠.   

하루는 "결국 어떻게 될지는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며 여행을 떠나기 위해 상어 지느러미를 만들기로 합니다. 

붉은 부리갈매기들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방법을 생각해 낸 거죠.


상어 지느러미를 다 만든 후 하루는 두근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마을을 벗어나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반짝반짝 사막바다, 신나는 얼음바다, 달콤 바다에서 다른 물고기들을 만나 많은 경험도 하고, 많은 이야기도 듣습니다.


"그곳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거야."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작은 변화를 즐긴다고 했어요." 

오랜 여행에 지쳐있을 때, 상어 지느러미의 실밥이 터져 나오면서 붉은 부리갈매기에게 잡혀요.

하루는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실컷 해보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이 후회되었어요.

그러다 상어 지느러미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우여곡절 끝에 바다로 떨어지게 됩니다.



하루는 넓은 바다를 보며 생각합니다.

"여기에, 바로 여기에! 내가 있어!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하루라는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요.

"오늘 하루도 '나'를 위해 살아가라는 거였어요."

그리고 상어 지느러미 여행사를 차려서 다른 물고기들도 자신만의 에비 블루를 찾는 것을 도와주었죠. 


자신이 이야기를 끝마친 하루는 용기가 없다는 별이에게 알려주죠.

"바다 멀리 떠날 용기는 필요 없어. 마을 밖으로 나갈 용기만 있으면 충분해." 

"작은 용기가 너를 에비 블루로 데려다줄 거야." 




하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의 모습을 떠올려봤어요.

하루처럼 '나는 무엇을 해야 진짜 행복할까?', '나는 어떤 꿈과 목표가 있을까?' 질문을 하고 있고, 답을 찾고 싶어해요. 답을 찾는 과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다르기에 저만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저 멀리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고 원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어요.

점쟁이 보석 문어의 말처럼 내가 찾고 싶은 것은 '저기 어딘가에 있으면서 바로 이곳에 있기도 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똑같은 일상이라고 지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변화를 즐긴다'는 얼음바다 물고기의 말에 퍼뜩 정신이 들었어요.

똑같은 하루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똑같은 하루는 없거든요.

나도 조금은 변했고, 타인도 마찬가지이고, 집의 풍경만 해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거였어요.

현재의 나를 돌아보지 않고 먼 미래의 나의 모습만 바라봤으니 계속 방황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요.

'여기에, 바로 여기에 내가 있어!'라는 하루의 말이 제 머리와 가슴속에 콱 박혔어요.

지금의 내가 작은 용기를 가지고 무엇이든 한다면 그 경험들이 쌓여서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당장 내가 원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기로 했어요.

오늘 하루 '나'를 위해 살아가는 날들이 모이다 보면 진정 나다움을 찾지 않을까 싶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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