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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발걸음 Jun 16. 2023

초코 라테 한 잔



초코 라테 한 잔이 간절한 순간이 있다.

몸속에서 당이 필요하다며 당을 내놓으라고 소리칠 때.

잠시 생각해 본다.

오늘 당이 필요할 만큼 몸과 두뇌를 많이 썼던가. 아닌 것 같은데?

왜 꼭 먹어야 하나 따져보려고 하면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하게 내면에서 소리친다.

"이제부터 머리를 쓸 예정이니 초코 라테를 내놓으라고!"

음... 뭐 처음 생각났을 때부터 먹으려고 생각은 했었기에 군말 없이 초코 라테 한 잔을 탄다.

집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으냐 생각하면서.

달큰한 향이 내 코끝을 찌르고 이내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게 한다.

역시! 초코 라테 한 잔이면 기분이 좋아진다니까!

한 잔을 다 비우고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은 여기서 그만하기로 한다.

뭐든 아쉬울 때 그만둬야 질리지 않는 법이니까.


출처 http://87mg.tumblr.com/image/158836502278


언제부터 초코 라테를 즐겨 마셨을까.

예전에는 단 음식 자체를 즐기지 않았기에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최근 일이 년 전부터 초코 라테의 그 달달함에 빠져 버렸다.

아이들 양육하면서 나도 모르게 당이 필요한 순간이 많아져서일까?

아니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은 달콤한 세상을 살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일까.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은 당이 필요할 때 캐러멜 마키야토 같은 이름부터 달콤한 커피를 찾는다.

물론 집에서는 그렇게 먹지 못하니 믹스커피를 타 먹으며 행복해한다.

나는 커피 맛을 모르기에 남편이 먹는 저 믹스커피가 내가 먹는 초코 라테와 비슷하겠지! 생각해 본다.


많은 사람이 즐기는 커피. 카페에서도 언제나 제일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 음료들.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는 커피 전문점 같은 곳에 가면 마실 것이 한정적이다.

그 좁은 선택지 중에서 어느 순간부터 '초코 라테'라는 글자가 나를 손짓했다.

'후회하지 않을 테니 한번 먹어봐! 나를 먹으면 엄청 행복해질걸?'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초코 라테를 먹은 순간, 입안에 퍼지는 달달한 맛에 나도 모르게 '아~ 좋다' 말을 내뱉었다.

그 이후 조금 지쳤다 싶을 때 초코 라테를 찾는다.


요즘엔 민트 초코 라테도 있다. 오~ 민초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몇 번 먹어봤다.

너무 달달하지만은 않게 민트가 초코를 조금 절제시킨다고 할까?

그 절제된 단맛이 좋아 호불호가 강한 민초를 사랑한다.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민트 차, 캐머마일 차 등 차를 즐겨 마셨구나! 생각이 났다.

치약 맛이 나는 민트 차를 왜 굳이 사 먹냐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그 개운한 맛이 좋았다.

특히 음식을 먹고 난 후 민트 차를 마시면 텁텁했던 입안이 순식간에 개운해지는 마법이 일어나니까!

각자 좋아하는 것을 찾아 즐기면 그게 행복이 아닐까?

커피를 즐기지 못해 한때 메뉴 고를 때 생각을 꽤 오래 했던 적이 있다.

음료 한 잔 고르는 것을 뭐 그리 힘들어하냐 싶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니까.

초코 라테는 거의 있는 것 같아 이제는 기분이 좋다.

뭐, 항상 초코 라테만 먹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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