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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리본 황정희 Oct 07. 2021

정선 두위봉 주목 삼 형제

천연기념물 433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주목의 명찰이다. 강원도 정선 사북읍과 영월 중동면에 산자락을 뻗고 있는 두위봉(1446m) 정상에 가기 전 아름드리 주목 삼 형제가 이웃하여 서있다.  아무리 형제라 하여도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보듬어야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안 것인지 삼 형제는 30m쯤 떨어져 태풍이 몰아쳐도 홍수가 나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800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있다. 머지않아 1000년의 시간이 주목 형제들 앞에서 납작 엎드리게 될 것이다.

간신히 100년을 살까 말까. 나의 짧은 생은 그들 앞에 명함을 내밀 깜냥도 되지 않는다.

요즘 하루가 한 달 같고 한 달이 1년처럼 길다. 쉽지 않은 나날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채 석 달이 남지 않은 2021년이 언제 이렇게 잘려나가버렸나 싶게 후딱 지나고 있다. 자연 앞에서, 주목 삼 형제 앞에서 티끌 같은 시간에 안달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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