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술을 테마로 한 곳 박물관을 두 곳 다녀왔다. 먼저 대한민국의 술 역사를 샅샅이 알아볼 수 있는 완주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을 얘기한다.
"인생은 짧다. 그러나 술잔을 비울 시간은 충분하다.... 결국에는 모든 일이 술술술" 이리되면 얼마나 좋을까. 박물관 계단을 오르면서 만난 문구다. 이런 마음으로 술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가을을 즐기련다. 요즘은 가을이 너무 짧다. 누군가와 술을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도 아주 많다고 할 수 없을 텐데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혼술이라도 하는 걸로.
술테마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관은 술꽃피는 역사관! 술에 관련된 용품들과 온갖 종류의 술 등 옛 술 문화에 대한 자료들이 구비되어 있다. 5만 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술을 만드는 과정, 각 지방의 내노라하는 전통주, 옛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포스터들.... 가을에 술 한잔 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술을 빚는 쌀, 물, 누룩은 알았는데 거기에 온도, 그릇, 마음이 합해져 6가지의 재료로 술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술 한 방울에 빚는 이의 마음이 스며들어 그렇게 술술술 하나보다. 기획전은 '한잔하세, 자네와 나는 친구야 친구'를 주제로 대폿집을 재현해놓았다.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아 지친 일상을 위로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에 짠한 감정이 인다.
완주 술테마박물관은 내부 전시실도 훌륭하지만 외부 잔디정원과 휴식할 수 있는 공간들이 눈길을 끈다. 지금은 조용히 쉬고 있지만 야외무대가 있어 이곳에서 공연이나 행사가 열리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무대를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들고 왔나 싶은 캠핑 의자는 편하게 휴식하도록 박물관에서 구비해 놓은 시설이다. 박물관 뒤쪽으로 경각산이 버티고 있고 가까이 구이저수지가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완주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은 단순히 술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 아니라 체험이 함께 이루어져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여행 전에 예약하여 흥미로운 체험을 해보았으면 한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063-290-3847
전북 완주군 구이면 덕천전원길 232-58
이용시간 : 10:00~17:00(11월~2월)/10:00~18:00(3월~10월)
홈페이지 www.sulmuseum.kr
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고 싶다면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되는 문화관광해설을 예약하면 유익하다. 12시부터 1시까지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 조율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전통주 막걸리 빚기의 술 빚기 체험과 주말 발효 체험이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10월 23일(토), 24일(일)은 치즈쿠키, 30일(토), 31일(일)은 막걸리발효빵 등이다. 오후 2시 30분에 12명 이내에 체험이 이루어진다. 접수는 전화(063-290-3847)나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체험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