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딸린다 싶을 때 생각나는 음식들~ 삼계탕, 추어탕, 장어, 연포탕 등 기를 북돋는 음식이다. 보양식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보양이라는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남원에서 뭘 먹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남원 하면 추어탕이다. 남원여행이라면 추어탕 한 그릇은 먹어줘야 할 같다.
남원에서 추어탕 한 그릇은 기본
추어탕도 국밥 내놓듯 탁자 위에 탕 한 그릇만 올려놓는 곳이 있는 가 하면 한정식처럼 격식 있는 인테리어와 맛깔난 반찬을 곁들여 요리처럼 부각시키는 곳이 있다. 어느 집을 가든 추어탕은 남원 食의 기본 메뉴다.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과 들깨 맛을 가미해 걸쭉하게 끓인다. 남원 추어탕에 들어가는 것은 미꾸라지가 아니고 미꾸리다. 글자 하나가 빠졌다. 미꾸라지보다 몸통이 동그랗고 길이가 짧다. 이곳 남원이 전국의 다른 남원 추어탕집과는 다른 맛을 보여주는 이유다. 그렇게 남원에 올 때면 추어탕 거리에서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곤 했다.
새집 추어탕
점심은 집밥, 저녁은 연탄돼지갈비
반전, 여행 동반자가 추어탕을 못 먹는다. 그래서 이곳저곳 검색을 하고 지인 찬스를 써서 맛집을 추천받았다. 여행은 음식이 최소 5할이다. 이번 여행에서 30분 기다려 집밥을 먹었고 점심 먹으러 갔더니 퉁명스럽게 '서너 시에 문 여니 그때 오세요'한 집을 기어코 찾아가 연탄돼지갈비의 매력에 풍덩 빠졌다.
좌-집밥 담다, 돼지불고기 / 우-동막골, 연탄돼지갈비
'밥을 먹을 수는 있는 거야?' 하며 맛나다는 음식점에 전화 걸기를 10여 차례, 점심을 지나 1시를 훌쩍 넘겼다. 아무데서나 끼니를 때워야하나 싶을 때 등장한 음식점, 취향 저격이다. 따뜻한 가정식을 표방하는 '집밥 담다', 인테리어부터 서비스까지 허투루 인 것이 없다. 남원 사람들이 부모님 모시고, 동료들과 정감 있는 밥 한 끼를 먹는 곳이다. 이런 맛집을 찾아내다니 스스로를 칭찬한다. 난 언제나 밥에는 진심이니까. 마당 한쪽에서 기다리는 시간 조차 햇살아래 따뜻하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여문 손끝으로 데치고 무친 반찬들, 돼지고추장불고기 한 점을 양배추 쌈에 싸서 먹으니 거창하진 않지만 허기를 달래는 맛의 평화가 느껴진다. 그래서 집밥인가 보다.
집밥 담다 메뉴 '한 그릇에 담다'
저녁은 '동막골'이다. 연탄돼지갈비가 시그니처 메뉴다. 그런데 오픈 시간이 오후 3시 인 것을 몰랐다. 점심을 먹기 위해 폭풍 검색하다 차를 주차하고 문이 닫힌 건지 열린 건지 알 수 없어 망설이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주방에 사람이 있다. 이따 3~4시에 오란다. 3시도 아니고 4시도 아니다. 영업 시작을 정확히 알리는 시간이 없는 건가. 그렇다면 차라리 천천히 가자! 저녁 7시에 남원에 어울리지 않은 이름의 '동막골'로 갔다. 숙소에서 걸을만한 거리니 술 또한 마음 놓고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동막골의 메인 메뉴, 연탄돼지갈비는 불 맛을 톡톡히 본 고기다. 훈제향이 침샘을 자극한다. 안주가 좋으니 술이 달다. 동막골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츤데레 성향이 강하다. 표정이 무뚝뚝하다고 속까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바쁜 것을 눈치채고 음식 나오면 받아서 세팅하고 부족한 찬거리는 받으러 가고 했더니 잊지 않고 음료수 값을 빼주셨다. 남원에서 저녁 먹고 술 한 잔까지 할 생각이라면 동막골 강력 추천이다.
동막골 '연탄돼지갈비'
추천 맛집
추어탕 : 남원 새집추어탕
063-625-2443
전북 남원시 천거길9
추어탕의 격조를 보여주는 음식점이다. 새집추어탕은 광한루원 근처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추어탕 맛집이다. 새집은 억새풀집을 말한다. 미꾸리튀김과 추어탕이 이래서 남원추어탕이구나 싶을 정도로 입에 착 달라붙는다. 함께 내놓는 매실장아찌 무침도 새콤달콤하여 곁들이로 좋다.
한식 : 집밥 담다
063-625-4580
전북 남원시 하정1길 55
11:30~20:00(15:00~17:30 브레이크 타임, 일요일 정기휴무, 재료 소진 시 조기마감)
한상차림 10,000원, 단호박매콤돼지갈비찜은 예약하면서 주문해야 한다, 청국장과 함께 재료 소진이 빠른 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