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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리본 황정희 Oct 21. 2021

새우젓이 궁금하다, 대명항 젓갈시장

새우젓 이야기를 할까 한다. 갑자기 새우젓? 얼마 전 지인을 통해 새우젓을 주문한 것이 도착했다. 직접 새우를 사서 깨끗하게 씻어 담근 젓갈이란 말에 부모님네랑 나눠먹을 생각으로 2kg을 주문한 것이 배달되었다. 곧 김장할 때도 되었고 뭔가 뿌듯한 쇼핑을 했구나라는 으쓱거림으로 도착한 아이스박스를 열었더니 2kg이라 쓰여있는 비닐봉지에 새우젓이 들어있고 그 위에 양파망 같은 것으로 한 번 더 싸 있었다. 

항상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빨간 뚜껑 달린 젓갈통으로 구입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새우젓이 왔다고'란 말이 절로 나왔다. 그것보다 그 안의 새우젓 크기가 왜 이리 작은지 예전 강화도에서 샀던 젓갈과 비슷한 초스몰 사이즈 새우로 만든 젓갈이다. 


보통 파는 젓갈은 오젓, 육젓, 추젓으로 나뉘어 팔린다. 더 깊이 들어가면 담그는 시기에 따라 좀 더 세분화된다. 음력 3~4월에 담그면 춘젓, 5월에는 오젓, 6월이면 육젓(새우젓은 새우 산란기 전인 이때 담은 육젓을 최고로 친다), 여름인 8월은 금어기이니 쉬고, 9~10월에는 추젓, 11월에는 동젓, 1~2월이면 동백하젓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 앞에 있는 이 새우젓은 무엇이지?


아무래도 이래선 안 되겠다. 지인 찬스까지 쓴 새우젓이 이런 당혹감을 불러일으켰으니 새우젓을 제대로 알아봐야겠다. 김포 대명항 젓갈건어물 부설시장을 찾았다. 일부러 이곳을 찾은 이유는 김포 어촌계에 속하는 선주들이 주인이 되어 직접 운영하는 매장이라는 신뢰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어시장과는 다르게 싱싱함과 격조(?)가 느껴진다. 만복호, 호남호, 유성호.... 자신의 배를 내건 자부심이 수산시장을 깔끔하게 운영하는 바탕이었다. 국내산 생산물이라는 믿음 위에 젓갈류 맛을 보고 그 유명한 육젓을 제대로 확인하였다. 매장 대부분은 딸과 엄마, 아들이 판매를 한다. 아버지는 배를 타고 나가셨나 보다 라는 얕은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인심이 후하다. 상점 간 규칙이 있어서 과한 덤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맛보라고 이것저것 내밀어주는 딸내미의 손길이 집에 있는 딸이 생각나 괜히 흐뭇하다. 이곳에서 초벌구이 한 문어다리와 고들빼기김치, 오징어젓갈, 육젓을 조금 샀다. 수산시장에 들러 꽃게, 대하의 탐스러운 자태를 봐주고 횟감이 뭐가 있나 훑었다. 서해의 걸쭉한 내음 가득한 항구를 걸었다. 두 손 가득 싱싱한 횟감과 젓갈이 가을을 풍성하게 해 준 대명항 나들이었다.



다시 내 앞에 있는 새우젓에 집중, 열어보니 연분홍색 새우가 작지만 알토란처럼 싱싱하다. 새우 씨알이 작은 것이 추젓이다. 새우가 작기는 하지만 신선하고 다른 어떤 것도 들어있지 않고 깨끗하다. 비닐을 여니 짭조름한 냄새가 입맛을 자극한다. 짠맛에도 침이 돌다니... 크기가 기준이 아니라 흰빛이 도는 얇은 껍질 새우로 담가야 좋은 새우젓이다. 확실히 껍질이 얇다. 새우젓에 대해 하나씩 파헤치다 보니 내 앞에 있는 새우젓의 진가를 알겠다. 오늘 저녁은 보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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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여행은 경기도 역사문화생태관광지 홍보를 위한 경기유랑단 서포터즈로 운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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