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목포 이름값 하는구나'하는 음식을 만났다. 낙지 탕탕이, 주재료는 낙지다. 산낙지중에서도 되도록이면 발이 가늘어 쫄깃함이 압권인 세발낙지를 써야 맛이 더 좋다. 세발낙지 하면 목포, 낙지 제철은 이맘 때부터 겨울까지다. 목포 여행 계획이 있다면 낙지탕탕이는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적어놓자.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꼬물꼬물 살아있는 낙지를 칼로 탕탕 소리가 나도록 내리쳐서 자른다. 그래서 이름이 '낙지탕탕이'다. 먹는 방법은 두 가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것을 기름소금장에 찍어 먹는 것과 간간하면서 고소하게 참기름과 소금에 버무려 내온 낙지를 먹는 것이다.
이 음식의 생명은 재료의 신선도다. 목포 맛집 '남도랑'에서 맛본 낙지탕탕이와 갈치찜에 가을 입맛이 확 살아났다. '불어나는 뱃살 어쩔 거야?' 그런 고민은 내일부터 하기로...
낙지탕탕이 음식값이 장난이 아니다. 4인이라면 대자는 시켜야 먹을만하다. 9만 원, 비싼 만큼 제값을 하니 불만 제로다.
한우 육회, 얇게 저민 전복, 낙지탕탕이가 한 접시 위에서 싱싱함을 자랑한다. 알맞게 짭짤한 간, 코끝에 걸리는 고소함이 입안에서 착착 붙는다.
함께 시킨 갈치찜은 밥도둑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국물을 떠서 밥과 먹으면 어울림이 좋고 사르르 녹는 갈치 살을 얹으면 밥 한 숟갈이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 여행 중 그 지역의 싱싱한 맛을 즐기는 것은 여행의 만족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속도가 KTX열차급이다. KTX 타고 간 목포에서 낙지탕탕이로 맛의 KTX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