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이야기
한없이 부드럽고 또 부드럽다.
처음 나를 맞아주고 첫품을 내어준 오름이 용눈이오름이다.
제주의 오름만이 빚어낼 수 있는 풍경의 결정체, 제주의 오름중에서도 첫번째로 가보라고 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만한 오름이다.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용이 아니라 여인네가 누운 듯이 허리와 엉덩이로 이어지것 같은 능선이 매혹적이다.
제주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이 특히 좋아한 오름이다.
'바람'
그가 이곳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카메라 앵글에 담기위해 애썼던 제주의 바람을 두모악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제주의 바람은 미친 듯이 불 때가 많다. 가끔 그 바람처럼 정신에 갈피를 놓고 싶을 때가 있다.
'그는 바람 속에서 무엇을 놓았으며 무엇을 찾았을까.'
이제 오름(기생화산)은 제주를 찾은 이들에겐 이제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다.
제주도에 있는 오름은 그 수가 360 여개에 달한다. 제주의 어머니 한라산의 치마폭 아래 툭툭 불거져 있는 모습이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것도 있고 둥글게 말아 쥔 모습도 보인다. 한쪽으로 길을 튼 말굽형이 많다.
예전에는 오름들에 마소를 풀어놓았다. 대부분 초지로 된 민둥이었으나 지금은 나무가 꽤 자라 있는 오름도 많다. 오름들이 각각의 특색과 개성으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제주 오름이 가진 미학과 섬세함이 햇살 아래 드러난다 해가 뜰 무렵이 가장 오름 능선의 실체를 만나기에 좋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