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지금에서야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인연이 중첩되고 엮이어 나와의 교집합을 이룰 확률은 과연 몇일까?
그러면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의 곁을 그냥 스쳐지났나 꼽아본다.
나의 소홀함이었을까
그대의 무심함이었을까.
인연은 술같다.
한병 가득히 들어있을 때에는
저 사람이 정말 나의 인연이구나 싶어
한잔
두잔
기울이며 눈앞에 있는 이에게 그리고 그를 마주한 나에게 흠뻑 취한다.
병을 홀랑 다 비워버리고 나서는
몽롱하게 갈피를 못잡다가
문득
시간이 흐르고나면
깨버린다.
나의 지나간 인연은 버려진 저 소주병만도 못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