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년구월스물아홉째날
들큼하고 시큰한 냄새가
코에 들어와 꽂힌다
한낮에만 잠깐 찾아오는 더위에 후텁해진 집 안 공기를
창문, 대문 열어놓고 환기시키던 오후에
불쑥 먹고 싶어 졌다
그렇게 갑자기,
게다가 아주 강력한 욕구를 느껴버리곤
그대로 달려 나가 재료를 사 왔다
냉동실에 얼려둔 잡곡밥을
두 개인가 세 개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아직 끈적이는 열기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비닐장갑을 낀 손을 호호 불며
양념과 밥을 야무지게 섞는다
한참 무언가 먹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지 못하고 살았더랬다
집에 있는 대로, 누가 먹자는 대로,
시켜놨다니 배달이 오는 대로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그 순간에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느꼈다
달라붙은 유부의 가운데를
찢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가르며
안도의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