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참 길다. 이토록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아침이 되면 만났다가 밤이 되면 헤어짐을 반복한다. 숱한 이별 속에서 너는 사라지지 않고 내 속에 잠재했다. 날이 저물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단순히 너를 볼 수 없기 때문만이 아니다. 네가 없다는 사실은 저 먼 곳에서 나를 홀로 만들어 어둡게 한다. 결국 너는 나에게 하나의 현상일 것이다.
떠나는 순간 너는 그저 하나의 과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다음날이 되어서 만나는 너는 그 전과 다르지는 않아서 내가 아는 웃음으로 나를 안아주겠으나, 끝내 어제의 너를 내가 다시 만져볼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나 혼자 타들다가 시간이 지나서 무참히도 아침이다.
너를 붙들고 살아가는 일은 넘치고도 까마득하다. 너 한 사람만으로도 나는 이다지도 차오른다. 그리고 너는 끝이 보이지 않는 추억으로 나를 애타게 한다. 너는 보여야만 가까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언제나 내일이 되어야 볼 수 있는 추억이겠다.
네가 참 길다. 길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