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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 Mar 14. 2021

요가하는 남자 #2 - 불필요한 동작 줄이기

뭐라도 하지 않으면 쓰러질  같아서 시작한 요가였다.

어느덧 10개월. 횟수로 따져보면 50번도 채 안되지만(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이제는 운동의 단계를 넘어 수련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다. 일주일에 고작 두 번뿐인 나일롱 요기(요가하는 남자)가 무슨 수련이냐 싶지만, 수련이라고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고 몸과 호흡에 집중하며 동작을 하나씩 수행해 나가는 것. 그것이 수련이지 달리 뭐가 있을까?


요가는 본질적으로 몸과 정신의 합일을 목표로 한다

온몸의 근육과 세포에 흩어진 개별 의식을 하나씩 끄집어 내 메인 의식과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다. 뭔가 어려워 보이지만 쉽게 말하면, 근육을 늘리고 쥐어짜고 비틀 때 느껴지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몸이 어떤 신호를 전달하는지 가만히 귀 기울이자. 저절로 몸과 마음이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수업 중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수련하는 동안 자신이 불필요한 동작을 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요가를 하다 보면 몸을 거꾸로 세우거나 뒤집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레 머리카락이나 옷의 매무새가 망가지기 쉽다. 그럴 때마다 땀을 닦고, 머리를 쓸어 넘기고, 옷을 정리한다. 아무래도 여럿이 같은 공간에서 수련하다 보니 당연히 신경 쓰일 수밖에. 하지만, 이런 작은 행동 하나가 집중력을 흐리게 만든다. 흩어진 의식을 다시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결국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얼마나 집중했냐에 따라 효율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행위는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 좋다.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도 모자란 시간이다.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거나 남자가 상의를 탈의하고 수련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 남자는 죄다 상의를 벗고 수련한다!!).


불필요한 동작이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범은 스마트폰. 오전 9시가 되면, 습관적으로 주식을 1분마다 확인한다. 당장 사고 팔 것도 아닌데, 차트가 오르고 내림에 따라 내 기분도 요동친다. 일에 집중하고 있다가도 알람이 울리면 일을 중단하고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아무리 사소한 알람이라도 당장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일하면서 동료와 메신저로 잡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참 남은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이렇게 일하는 중 침투하는 사소한 모든 것이 내 시간을 깎아먹고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우리는 시간에 늘 쫓긴다. 회사에 종일 앉아있어 봤자 일에 진척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또 야근.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그대로 잠들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내 시간을 즐겨야겠다는 보상심리로 게임이나 유튜브에 시간을 할애한다. 침대에 누워서도 30분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려야 비로소 잠이 든다. 늦게 잠든 탓에 아침은 늘 힘들다. 잘 수 있을 때까지 필사적으로 눈을 뜨지 않는다. 출근 시간이 촉박해져야만 비로소 눈을 뜨고 전쟁 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몸은 늘 피로하다.


불필요한  쓰는 시간만 줄여도 인생의 효율은   올라간다

하고 싶은 건 뭐든 할 수 있다. 야근할 필요도 없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못할 건 없다. 테슬라의 CEO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는 하루를 5분 단위로 계획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한다. 2025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려는 목표를 가진 일론에게 불필요한 것들이 치고 들어올 틈은 없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똑같이 하루에 24시간을 부여받았다. 누구는 특별히 더 많은 시간을 할당받은 것이 아니다. 모두 평등하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구는 그저 흘러가는 데로 하루를 낭비하며 산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론 머스크처럼 일해야 할까? 그렇진 않다. 웬만한 사명감 없이 그저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저 시간에 지배받지 않고 스스로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만약 조금이라도 당신의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을 덜어낼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한결 여유로워질 것이다. 에너지 음료를 들이붓고 잠을 줄여가며 밤을 지새우는 그런 미련한 짓은 이제 그만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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