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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 Nov 14. 2021

회사에서 행복을 찾을 수는 없나요?

직장인은 늘 불행하다.


연봉이 낮아 불행하고, 하고 싫은 일을 해서 불행하다. 일이 많아 힘들고, 이상한 상사 때문에 늘 골치 아프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해봐도 미래가 불투명하게 보인다. 나는 정체되어 있는데, 시간은 왜 이리 빠르게 흐르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머물면 머무를수록 모든 것이 불안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벗어나자 생각하지만, 막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퇴사 충동을 겪어보았을 것이다. 불합리한 의사결정, 미친놈 상사, 낮은 연봉 등 퇴사를 부르는 요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쿡쿡 찔러댄다. 하지만, 막상 가슴에 품은 사직서를 꺼내지 못한다. 화가 턱밑까지 차올라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어도,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받는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연봉이 오르면 행복할 것 같아요.
이직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전문적인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대기업에 가면 행복할 것 같아요.
정규직이 되면 행복할 것 같아요.
공기업에서 편하게 회사 생활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저 사람만 없으면 행복할 것 같아요.


현실이 불행한 우리는, 늘 희망을 품고 산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면 마냥 행복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상황의 변화가 인생을 바꿔주지는 않는다.


대기업에 입사해 연봉이 오르면 생활은 조금 윤택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외식 횟수가 늘어나고, 입는 옷의 브랜드와 타는 차의 브랜드가 달라진다. 그렇다고 강남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우리가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한, 월급만으로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세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도 벌게 되어,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그 속으로 들어가면, 겉에서 본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야근도 많고 사람들도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성에 차지 않는다. 게다가 줄어든 월급 통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히 화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내가 왜 여기 들어오려고 했나 괜스레 후회가 밀려온다.


불만스러운 것 하나가 해결된다고,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잠시 행복하다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이내 곧 다시 불행한 직장인으로 회귀한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지 불만스러운 부분을 족집게처럼 잘 찾아낸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기에 9가지 좋은 것을 가졌더라도 단 한 가지 싫은 것 때문에 불행하다 느낀다. 보상, 야근, 문화, 안정적 월급 등 모든 것이 완벽하더라도, 관계라는 단 한 가지 때문에 퇴사 버튼을 눌러버리는 게 현실이다.




회사에서 이상적인 행복을 찾을  없다는  깨달았다면,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못마땅해 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상적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회사라 할지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배울  있는 것들로 가득  있다. 커뮤니케이션, 조직의 운영 시스템, 효율적 시간 관리, 효과적인 문서시스템  규모 있는 기업에서만 얻을  있는 지식은 분명 존재한다.


어느  하나 배울  없다 생각한다면 당장 그만두는  맞다. 하지만, 무엇하나라도 건질  있다면, 미래를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불행해하고 있는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당장의 불만족스러운 현실 때문이라면, 어디에 있든 불행은 당신을 따라다닐 것이다. 바꿀  없는 것을 피하거나 불평만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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