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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노 Jan 17. 2022

제로 콜라를 마시는 것에 대하여

어쩌다 제로 콜라(정식 명칭은 코카콜라 제로, 예전에는 다이어트 콜라) 마시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콜라를 본격적으로 마셨는지, 사실 나는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피자나 햄버거를 먹을  곁들여 마셨던  거의 전부였다. 고작해야  달에 서너 캔 정도일까. 그런데 언젠가부터 1 1캔이 일상이 되었다. 기분이 울적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면 하루 2캔도 가능하다. 샐러드를 먹을 , 밥을 먹고선 소화가  안 될 , 맥주 대신 뭐라도 마셔야겠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냉장고를 열어 빨간색 캔을 다. 


이름이 코카콜라 제로 때문에 0kcal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0kcal 아니다.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 따르면, 100ml 4kcal 넘지 않은 음료는 제로칼로리 표기할  있다. 실제로 제로 콜라에 첨가된 각종 감미료는 소량의 열량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수치가 워낙 작아 임의로 0이라 말하는 것이다. , 마트에 흔히 보이는 245ml 제로 콜라  캔에는,  5~10kcal 정도의 칼로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10kcal라니!! 지금까지 우리는 속고 있었다)


그래도 10kcal 어딘가. 일반 콜라 245ml에는 112kcal 열량이 들어 있으니, 같은 양의 제로 콜라를 마시면  100kcal 줄일  있다. , 100kcal만큼의 군것질 거리를 추가할  있다는 말과 같다. 게다가 맛에서도 월등하다 생각한다. 일반 콜라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맛이 개운치 않고 뭔가 텁텁한 기분이 든다. 반면 수크랄로스 같은 합성감미료로 단맛을 내는 제로 콜라는, 내가 언제   마셨나 싶을 정도로  맛이 개운하다. 한마디로 깔끔하다. 이것이 바로 제로 콜라의 매력이다. 물론, 인간의 감각을 잠시 속이는 것에 불과하지만, 나는 감히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하나로 꼽아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래 구석 어디쯤이겠지만.


누가 뭐라 해도 오리지널을 주장하는 전통적 콜라 마니아에게는 기겁할 소리로 들리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회사  음료 수요 조사에서 일반 콜라를 제치고 당당히 가장 사랑받는 음료로 선정된  있다(그리고, 일반 콜라는 퇴출되었다). 게다가 편의점에서도 일반 콜라와 제로 콜라 거의 비슷한 숫자로 진열. 제로 콜라는  이상 서브가 아니다. 이제는 오리지널과 대등하게 다툴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가끔은 제로 콜라에 포함된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같은 합성감미료가 몸에 문제를 일으킬까 걱정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니던가. 이렇게 달달한데 칼로리마저 적다니, 정말 말도  되는 물질이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합성감미료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 손쉽게 찾아볼  있다. 실제로 수크랄로스(현재 한국에 판매되는 코카콜라 제로에 함유된 합성감미료) 섭취가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있다.


그렇다면 제로 콜라를 마시지 않아야 할까? 몸에 해로운  알면서 계속 마셔도 괜찮을까? 물론, 판단은 개인의 몫이지만, 나는 약간의 건강상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제로 콜라를 마시며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 깔끔한  , 따끔하지만 청량한  넘김, 더부룩한 속을  뚫어주는 느낌, 그리고 적은 칼로리의 다이어트 효과까지. 내게는 완벽한 음료임에 분명하다.


음식의 부작용 어떤 일의 반대급부 같은  지나치게 따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무언가를 얻으려면 뭔가를 내줘야 한다. 그것이 건강이 될 수 있고, 시간이나 그날의 기분도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원하는 , 미래에 원하는 , 그리고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뭐든 선택하면 그만이. 건강이 중요하다면 제로 콜라는 피하면 된다. 마시고 싶다면 마시면 된다. 누군가에게 피해 가는 일도 아닌데, 뭐하러 복잡하게 생각해야 할까. 그러니 걱정일랑 잠시 접어두고 오늘의 나를 위해 캔을 따서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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