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어린 시절, 할머니는 아빠와 오빠한테 인삼을 꿀에 재어 아침마다 한 숟가락씩 입에 넣어주셨다. 언니들은 맛도 모르고 지나갔지만 난, 막내라 가끔씩 눈치를 보며 얻어먹었다. 어느 날은 웬일인지 오빠만 먹는 그때 그 영양제 '원기소'를 내게도 주셨다.
할머니는 오빠를 제일 좋아했지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만두를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또 가끔은 나에게 미소를 띠며 정답게 이름을 불러주었던 주름이 자글자글 한 할머니가 희미하게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