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너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변해가는 몸, 소용돌이치는 감정, 나의 위치에 대한 불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생명을 품은 것은 우주를 품은 것이라고 한다.
이 우주가 나에게 줄 행복과 기쁨이 상상이나 되는가?
아니... 안된다. 상상이.
손발이 팅팅 붓고 가슴까지 부어 둔해진 느낌이 확연히 드는 19주에 들어섰다.
살이 붙은 얼굴은 화장을 아무리 해도 이뻐 보이지가 않는다.
"흠... 난 좀 철이 없는 엄마인가 봐."
"야 나도 그랬어. 배에 털도 나고, 등살도 울룩불룩 찌고!"
임신 한참 선배인 언니한테 털어놓으니 나보다 더한 경험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유진아 빼면 돼! 넌 또 금방 뺄 거야."
언니는 늘 따뜻한 위로로 전화를 마무리한다.
"아빠! 나 살이 너무 쪄서 볼이 안 들어가"
"그래도 예뻐"
"오빠! 나 배 좀 나왔어? 나 살 많이 쪘지? "
"아니! 귀여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초콜릿과자!"
"사 올게~"
사실 매일 위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의식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나를 향한 따뜻함과 사랑이 묻어나는 위로. 이 위로는 불안에 요동치는 나에게
포근한 평안을 선물한다. 그리고 다시 오늘을 즐겁게 살아갈 힘을 준다.
위로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자세히 들어보면 위로 같지 않은 말이지만 위로일 때도 많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인가? 아직은 날 위로해 달라 징징거리는 철없는 임산부이지만 그래도
이 임신의 경험이, 한 우주를 품는 이 경험이 내가 다른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뱃속의 아가도 그런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