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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고희 Oct 12. 2023

나도 제2의 직업을 찾을 수 있을까

자격증 하나 획득!

예전에 '돈 버는 데 젬병라서'라는 셀프 디스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며칠 전에 시 읽어보니 나라는 사람은 머리 한쪽에 ''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없다고 적혀있. 

지금도 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은, 어느 정도 아이들이 크고 시간이 남게 되면서부터 소소하게 소일거리 개념의 일이라도 면 좋겠다는 생각 금씩 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절실하게?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늦은 나이에 뇌 한쪽에 돈이라는 카테고리가 아주 조금은 생성된 기분이랄까.

사실 글 쓰고 그림 그리기를 손 놓은 것도 '까짓 돈도 안되는 거!'라는 생각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가 더이상 무의미하게 느껴서였.


하지만 이십년 가까이 집에서 살림만 해왔던 나에게 밖이라는 커다란 세계는 '두려움' 그 자체다. 간간 들여다보는 알바앱에는 그놈의 쿠팡 로고가 일년 내내 주구장창 커다랗게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고, 더 들어가 봤자 야간 편의점 알바 자리즐비할 뿐 '어서 오세요~' 하고 장기간 경력단절 주부를 내내 기다린듯한 맞춤형 일자리는 일 보이지 않.

아직까지는 집안일이나 아이들 손 닿을 데가 적지 않아, 최저시급으로 하루 온종일 시간을 모두 할애하는 일은 여러 면에서 남는 게 없을 것 같아 우선순위에서 배제시다.

하지만 오전에 아이 학교 보내고 밥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여유롭게 나가서 한 오후 네시쯤 퇴근해 넉넉히 저녁준비를 할 수 있는 그런 누구나의 입에 딱 맞는 일자리는, 당연하지만 단 한 개도 찾을 수가 없다.


결국 내일 배움 카드로 뭐라도 해볼 요량으로 신청 와중에 여성인력센터에 이력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해서 본의 아니게 구직활동을 게 되었는데, 간간이 오는 알림 문자에는 하루종일 서서 일하 최저시급을 받는 일 아니면 콜센터에서 무작위 영업을 하는 일, 아니면 블로그 홍보글이나 후기를 허위로 올리는 일 등등 누구나 쉽게 도전했다가 자괴감에 쉽게 포기하고 마는 그런 일이었다. 

사실 사람이라는 게 급하면 뭐라도 하게끔 돼있는 법인데, 이거 떼고 저거 떼고 이리저리 재는 거 보니 그래도 나 아직 살만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리저리 서칭 하다가 컴퓨터를 이용해 재택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아 이거다!' 싶어 냉큼 결제하고 자격증 공부를 하다 보니, 이것 또한 각자도생 프리랜서 일이라 경력자가 아닌 이상 일거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게다가 이게 팬데믹 시대에는 재택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출퇴근 업무로 환되었다고 하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돈 버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

그래도 장기근무가 아니고 한달씩 단기로 하는 일이라 한출퇴근도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공부했고, 결국 어제 소하지만 자격증 손에 넣었다!

이게 과연 나에게 돈과 일자리를 가져다줄까 심스러웠지만, 오십넘은 나이에 오랜만에 뇌에 자극도 주고 자격증 하나를 얻게 되었으니, 이 또한 쁘지 아니한가.

남편이 축하한다고 치킨이라도 시켜 먹으라는데 돈도 벌기  치킨은 무슨... 일없다 했다.


원래 성격이 도전도 싫어하고 남에게 평가받고 상처받는 것도 싫어하는 (아마도 도파민 부족인 듯?) 인데, 누가 날 기억한다고 그따위 자의식 과잉에 휩싸여 언제까지 집에만 있을 텐가 갑자기 모처럼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의욕이 샘솟았다고나 할까.

자격증도 생겼겠다 오늘 작정하고 구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무려 '카카오'(모두가 아는 그 카카오)에서 마침 어제 최저시급이지만 한 달짜리 프로젝트 공고를 올린 걸 발견하게 되었다! 심지어 출퇴근도 가능한 거리라니! 두둥!

냉큼 지원하려고 보니, 다음 달에 엄마랑 교토여행 예약해 놓은 것이 그만 내 뇌리를 스치고... ;;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닐 것인데...

아쉽지만 그래도 왠지 희망이 생긴 기분이!

그리고 뜻밖에도 미대 나온 시조카가 형님을 통해 내 그림을 보더니, 그림이 좋다고 아마도 일거리를 줄만 한 게 있을 거라고 는 것이다.

 말을 듣고는 '역시 세상에 그 어떤 것도 허튼 은 없 법' 방정 떨지 아마 


어제 오정세 배우가 유퀴즈 '할 수 있다' 에 나온 걸 연히 보게 되었는데,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 천 번 넘게 도전하고 버티며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시상식에서 했다는 그의 말이 인상에 남.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계속하다 보면은 평소 똑같이 했는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여러분을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어떤 일을 입신양명을 위해 하든, 생계를 위해 하든, 심심해 소일거리로 하든 지치고 힘들고 머뭇거려질 때 가슴에 새기면 참 좋말일 거 같다.


제발 교토 다녀온 후에도  도파민이 계속 나서, 앞으로도 쭉 도전할 수 있으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지니.



요미는 잘 지내고 있어요~ 이 녀석도 제 취업의 걸림돌이랍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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