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직장인의 점심
" 된장찌개 2인분에 라면사리 추가요! "
신선하다. 오징어 볶음 하나와 된장찌개를 놓고 먹던 우리는 궁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오잉?' 된장찌개에 라면사리라니. 다음번 그 식당에 갔을 때 주저 없이, 하지만 처음인 티가 나지 않게 익숙하다는 말투로 된장찌개 2인분에 라면사리를 추가했다.
묽게 된장을 풀고, 모시조개, 호박, 저민 마늘과 청양고추를 넣고 끓이다가 차돌박이 몇 점과 라면사리를 넣고 끓인다.
칼칼하면서 기름지고 고소한 된장 육수에 꼬들꼬들하게 라면이 익었다. 이것은 여기 도심 직장인들만이 즐기는 소소한 즐거움이라고 까지 생각되었다.
면, 밥, 빵의 기본과 변주 사이를 넘나들며.
( 맞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차돌된장라면이다. 글을 쓰다가 차돌된장라면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
내가 이런 잘 먹는 이야기를, 먹는 것에서 먹는 것으로 끊임없는 글을 적었다는 것을 알면 J는 나를 타박하겠지만, 자꾸 이어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