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꽃을 사는 일이 무척이나 좋았다.
화사하게 집을 가득 채우는 봄의 기운, 생기 그리고 방안에 머문 풋풋한 대기와 농익은 꽃 향기. 졸업식, 입학식 그리고 새로운 도전들, 그날들에 꽃이 함께 피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꽃이 시들어가는 것을 함께 했다.
물을 갈고 줄기 끝을 자르면서 돌보다 보면 꽃잎의 끝이 살짝 말리며 말라가더니 꽃받침이 무거워서 기울어지기도 하고, 꽃술초록의 잎이 색을 바꾸었다, 화려하던 빛이 바래간다. 꽃과 잎은, 그리고 줄기는 조금씩 마르면서 여유가 생기고 서로가 비슷한 결을 만들며 함께 시든다. 시든 것들은 시리다, 시든 것들은 가볍다. 시든 것들은 그렇게,
2025년 3월에.
(그) 별안간,
꽃집 사장님에게 달려가 '좋은 일 있습니다!'하며
꽃을 한 아름 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