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콰몰리를 처음 집에서 만든 것은 모바일 게임에서 받은 레시피가 있었기 때문이다. r의 태블릿에 받아두고 셋이 재밌게 하던 그 게임, 이름이 생각 안 나니 설명을 해보겠다. 세명의 레슬러 중 하나를 선택하면 선수가 링에 입장하고 링 경계의 로프를 힘껏 당겨서 그를 튕겨내며 시작하는 러닝 액션 게임이다. 각각 캐릭터에 맞는 요상한 동작과 기술을 구사하며 진행되는 귀여운 게임이다. 마지막에는 주로 커다란 스펀지케이크 단면에 폭 파무치면서 기록이 세워지는데 가끔 잘한 일이 있으면, 이렇게 간단한 멕시코 요리 레시피를 주었다. 아보카도, 토마토, 양파를 찹찹 다져서 소금, 레몬주스와 함께 섞는다, 짠.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차를 한잔 마신 후 근처에서 호밀빵 세 덩이를 샀고 나머지 재료는 집에 있는데, 아보카도만 사면 된다. 그러면 되는데, 쓰기 편리한 냉동제품도 갖춰있는 대기업 마트가 쉬는 날이다.
아보카도 구하기
요즘에 아보카도는 보통 채소가게에서도 바구니에 놓고 파는 것을 많이 보았으니 몇 군데 둘러보면 될 일이었다. 자주 가는 사장님네는 아보카도가 없다. 먼저, 빵을 사러 갔던 먼 동네의 사거리 코너 전문 과일가게에 가본다. 젊은 사장님은 맛 좋은 제철 과일들을 보기도 좋게 진열하고 담아준다. 그곳이라면 확실히 있을 것이다.
저희는 아보카도가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 이 주변에서 살 수 있는 곳은 저쪽,
대기업마트뿐입니다.
그렇군요.
(친정하기도 하시지.)
괜찮다, 다음 자주 가는 중형 마트에 있을 것이다. 없다, 이상하네 많이 보였었는데. 우리는 한번 정한 메뉴를 끝까지 추구한다! 냉동제품도 없고, 여기저기 잘 가지 않던 곳까지 둘러보고 멀리 떨어진 곳에 전화도 해보았으나 없었다, 계속 이렇게 색구 할 순 없다. 신기하게도 살 수가 없네. 방법은 없다, 어제 미리 샀어야 했는데.
서브웨이 가서 아보카도만 사자!
그건 안 될 말이다, 강구할 순 없어.
양파, 오이, 토마토, 있는 재료들을 잘게 썰어서 소금과 올리브오일을 더해 섞고, 빵 옆면에 칼집을 내어 주머니를 만들어서 안쪽에 치즈를 바르고 샐러드를 잔뜩 채워 넣고 저녁을 먹었다. 다음날 마트에 갔다가 아보카도를 샀고, 저녁에는 다시, 과콰몰리를 선언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이놈, 아보카도를 먼저 다듬기로 했다. 완전히 부드럽게 익지 않아도 적당하게 다져서 넣으면 되니까 문제가 없다. 양 끝 꼭지를 자르고 껍질을 벗기기 시작하는데, 검은 초록의 껍질을 가진 것이 보기에 잘 익었을 것 같은 녀석을 골라 왔는대도 덜 익은 단감 같이 딱딱하다, 하. 오늘도 안 되겠다. 오늘은 토르티야를 사 와서 구웠는데 무난하게 깍둑썰기까지 되어 있는 냉동 아보카도를 사 올걸. 다행히 어제의 닭고기가 그 빈자리를 대신해 구색을 맞췄다.
아보카도 구하기
며칠째 흐린 날이지만 베란다에 내놓은 그가 익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의 숙성은 필연적인 것. 성숙한 아보카도라면 완숙을 갈구할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익힘의 정도는 어디까지일까. 방법을 희구한다. 혼자 힘들면 도움을 구해. 구해줘. 우리는 서로를 상구 한다.
아니, 과콰몰리는 언제 먹을 수 있는 거야?
구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