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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삼거리 Oct 30. 2020

보리차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주전자에 넘치지 않을 정도로 물을 담고, 불을 켠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보리를 넣는다. 잠시 더 끓이다가 불을 끈다.


 예전에는 보리를 찬물에 넣어 같이 오래 끓였는데, 요즘은 끓는 물에 가볍게 끓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어쩔 때는 물을 끓인 후 불도 끄고, 보리를 넣고 우려내어 먹기도 한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넣고 보리를 넣은 후 뚜껑만 닫아 가지고 나간다.


 방앗간이나 두부집에서 파는 볶은 보리를 한 봉지 사서 작은 유리병에 덜어 싱크대 앞 창틀에 놓아두었다.


 j는 처음부터 보리차를 좋아했다. 이것저것 있는 반찬을 꺼내 밥을 먹기로 하고 국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 “보리차 끓여서 먹자.”라고 한다.


 한 번에 여러 가지 다 준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국, 찌개가 메인이 아닌 경우는 반찬과 한 접시 요리, 두툼한 컵에 담은 각자의 보리차를 준비한다.


 식탁 위의 보리차는 여러 면에서 훌륭한 대안이 된다. 담백하게 잡아주는 구수탑탑함이 있다. 주변의 것들을 돋보이게 해 준다.


 ‘보리차’라면 많은 것을 해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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