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식사 메뉴 고르기는 집과 밖의 구분을 하지 않고 때-맞춤의 선택을 하기 때문에 외식도 자주 하는 편인데, 멀리보다는 동네에 자주 가는 식당들이 있다. 괜찮아 보이는 곳은 일단 다 가보는 편이고 그중 몇 군데 좋아하는 식당에 자주 가기 때문에 지금 동네 이사 온 지 10년이 넘었으니까 단골손님 축에 끼어들기도 한다. 그동안 r이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같이 식사하러 가면 모두가 지난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맛있게 많이 드세요.”
기분 탓인가 다른 분들에게는 ‘많이 드세요’라는 말은 안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럴 수도 있지, 이거 봐 양 많은 그릇이 너 앞에 있는 거.
그렇군. 하지만 나는 꼭 많이 먹는 게 아니야! 싹싹 먹는 거지. 깔끔하게 이 정도 양이면 충분하거든, 그리고 이 조화로운 비율이 흐트러지는 걸 원하지 않아. 그걸 남김없이 먹는 거지. 더 주시는 것은 곤란해. 나도 양, 심이 있는 사람이야.
이건 사실이다. 정량을 선호한다.
모자란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아무도 몰라준다.
“밥 먹자.”
“네, 잘먹겠습니다!”